이전부터 심히 고민했다.
스마트폰이 아닌 휴대폰이라..

스마트폰을 구입한 이유는 내 삶이 스마트해지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일부분 스마트해졌다.

이전까지 사용하던 아날로그 다이어리를 완전히 디지털로 전환했으며, 효율적인 메모 관리가 가능해졌다.
일정 관리나 작업 관리는 더욱 철저해졌다.
전화 내용은 자동 녹음되어 신경 쓸 것이 없어졌으며.
언제 어디서나 네트에 접속할 수 있는 3G망은 위대했다.

하지만, 그 일부분을 포함하여 상당 부분이 스마트의 반대가 되었다.

얼마 전, 참 황당하고도 재미난 경험을 했더랬는데, 강의 첫 시간에 교수님께서 레포트 양식에 대해 설명하셨던 것을 내 임시 노트에 메모해두었더랬다.
시간이 흘러 얼마 전, 과제를 하려는데, 그 양식을 적어두었던 메모지를 찾을 수가 없었다.
대체 어디에 둔거냐며, 투덜거리면서 학교에 나섰고, 돌아오던 길에 문득 그 노트에 적혔던 메모들을 모두 주제별로 조각조각 분리하여 놓고는 버리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나는 미라지의 Tombo를 실행시켰고, 그 곳에 그 메모의 내용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아날로그의 메모지에 적은 내용을 집에 와서 디지털화 시켜두고는 그 디지털화된 정보를 잊어 먹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손으로 적은 아날로그의 메모지만 기억났던 것.
이 황당한 경험을 하고는 많은 정보들이 디지털화 된다고 해서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철저한 관리?
데이터가 많아지면, 디지털화된 정보는 물론 무시무시한 위력을 지니지만, 한 개인이 일생 전체동안 접하는 정보의 양은 미세한 수준일 뿐이다. (공각기동대 '웃는 남자 사건')

그 뿐만 아니라, 일정 관리나 작업 관리에 있어서도 이상하게 잘 기억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분명히 아웃룩을 이용해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음에도 디지털화시킨 정보는 선뜻 기억하지 못하고 있음을 늘 발견했다.
예를 들어, 목요일 누구누구와 점심 약속이라고 일정 등록을 월요일에 해두지만, 수요일이 되지 않으면 도무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월요일에 주당으로 일정 관리에 들어가지만, 다이어리의 월별 페이지를 늘 보는 것과는 비교되지 않는 것 같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웃룩의 일정들을 프린트하는 작업에 일단 들어가긴 했는데, 그 이후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여기까지 4월 1일 22:19 기록.



조금 더 차분해지고 글을 끄적거리기 위해 기다렸다.
내가 나를 기다렸다.

오늘도 수어번 kmrouter를 실행시키면서 참 혼란스러웠다.
내가 왜 이러고 있지.


다른 미라지의 문제들을 되새겨 보면, 서문에서 위대하다고 적은 3G망이 있다.
위대한 건 사실이다.
역대 인간이 누려왔던 어떤 무선 네트워크망보다 빠를 수 없고. (상용화된 것들 중.)
이렇게 일반인이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망 또한 없다.
게다가 웹서핑이라는 프로그램이 그럴싸하게 짜여져 있어 사용하는 데에 그럭저럭 투덜거리지 않으면서 사용할 만은 하다.

문제는 역시 국내 웹환경.
플래시 도배는 일단 웹서핑이란 프로그램이 페이지 캡쳐 후 이미지를 전송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조금 참으면 넘길 수 있지만, 엑티브X는 도무지 방법이 없다.
예를 들어, 인터넷 뱅킹이라고 하지만, 내 미라지에선 계좌이체를 할 수 없고.
인터넷에서 쇼핑은 더더욱이 불가능하고.
학교 홈페이지는 이용 불가다.

이런 시점에서 봤을 때, 3G망이 무료가 아닌데도 그 활용 범위는 생각보다 넓지 않다.
정말로 3G망이 필요한 것은 바로 집이 아닌 곳에서도 언제 어디에서든지 가능하고, 급한 경우에 사용하도록 하는 것인데, 정작 빠른 정보가 필요한 쇼핑과 인터넷 뱅킹이 불가능하다. ;

더군다나 속도가 그리 빠르진 않다.
이미지 캡쳐 방식이어서 다른 웹브라우져들보다는 보다 빠른 속도를 자랑하지만, 그 뿐이다.

또한, 쿼티 키패드를 이용해 댓글 등의 글 작성도 가능하지만, 그닥 유쾌하지는 않다.

이런 시점에서 봤을 때, 오히려 넷북과 와이브로의 조합이 더욱 괜찮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아니면, UMPC와 와이브로의 조합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

결국 국내 웹환경을 보았을 때, X86은 빼어놓을 수가 없고, 그렇다면 스마트폰 자체도 그닥 의미가 있지는 않다.



200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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