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WIS 2009(World IT Show 2009)를 다녀오다. 를 끄적거리다가 글이 길어져 이 글을 따로 빼내온다.
이야기는 LG의 뷰티 스마트폰부터 시작한다.


삼성이 햅틱 시리즈로 밀고 있을 때에 LG도 많이 고심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와중에 밀게 된 것이 뷰티폰 아닐까?
하지만, LG의 마케팅 능력은 삼성을 절대 따라가지 못한다.
내 관점으로 LG는 삼성보다 멋지고, 훌륭한 제품을 잘 만들고 있다.
실제로 햅틱 시리즈의 인터페이스보다 같은 터치스크린의 휴대폰인 LG의 휴대폰을 보면, 감이 다르다.
게다가 휴대폰 내구성 문제 또한, 기성 세대들만이 애니콜의 내구성을 예찬하고 있을 뿐, 알만한 사람은 애니콜의 악명 높은 내구성 문제와 소프트웨어적 결함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정당하게 휴대폰을 구입해놓고, 서비스 센터를 몇번 들락날락거리다보면, 많은 이들은 안티가 되어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가 항상 삼성에게 뒤지는 것은 마케팅 실력 때문이다.
사실 실력이라고 보기도 이상한 이 삼성 마케팅 전략은 솔직히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삼성은 단지 유명 연예인을 이용해 TV에 햅틱, 햅틱 이라는 단어를 계속 반복하여 TV 광고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쏟아부었다.
그 이후, 햅틱 시리즈라면서 스펙 상의 변화는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햅틱, 무슨 햅틱이라면서 언론에 자신들의 2차 브랜드(1차 브랜드는 애니콜.)를 지속적으로 노출시켰다.
그 중 특히나 TV라는 매체의 영향은 굉장했다.

재미난 것은 햅틱의 실 사용자들은 그 엉망인 인터페이스와 터치 감도로 인해 굉장히 불편함을 겪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햅틱 시리즈는 정말 놀라운 속도와 양으로 팔려나갔다.
사실 더 재미있는 것은 햅틱 사용자들이 엉망인 터치 감도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하면서도 같은 햅틱 시리즈 사용자들끼리 무언가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 혹은 연대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나는 무슨 햅틱인데, 너는 무슨 햅틱이냐..혹은 네 햅틱은 무슨 기능이 있냐..라는 식의 이야기이다.
이는 마치, 미국에서의 애플의 상황과 비슷한 것으로 보이는데, 서양 문화권 국가에서 아이팟 문화가 형성되어 있듯, 대한민국에는 햅틱 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어찌되었건 삼성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시 한번 햅틱 시리즈의 열풍을 올려버리는데, 그것이 바로 '연아의 햅틱'이다.
이로써 LG는 삼성에게 게임 오버가 되었다. ;


삼성이 이전까지 했던 마케팅 전략은 연예인의 이름을 딴 'XXX폰'과 같은 전략이었다.
예를 들면, 이효리폰을 시작으로 고아라폰, 권상우폰 등등.
이로써 사람들은 휴대폰을 보다 알아볼 수 있었고, 다른 사람의 휴대폰을 보고,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그 중에 LG는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삼성은 이 전략을 꽤나 오랫동안 써먹었고, 이 전략의 소재거리가 떨어지고, 사람들 간에도 지루해할 때쯤, 햅틱 시리즈를 꺼내 든 것이다.
이제 햅틱 시리즈도 우려먹을만큼 우려먹게 되자, 그 두 전략을 합쳐내어 '연아의 햅틱'이라는 전략을 써버린게다.
이 정도 되니, 삼성은 마케팅의 귀재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LG 역시 여러가지로 마케팅 전략을 부리곤 했다.
그 중 최근의 롤리팝 시리즈는 멋진 마케팅 아이디어 중 하나였다.
(사실 아이디어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다만, 아쉬운 것은 그 시너지 효과를 LG는 CYON 전 휴대폰 제품에서 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휴대폰 시장 트렌드는 풀 터치 스크린 폰인데, 폴더형 롤리팝을 살려서는 반짝 마케팅 밖에 되지 못한다는 것.
게다가 LG의 터치 스크린 휴대폰은 제각각 애칭도 달라 사람들에게 각인되기 어려웠고, 당연히 지금도 LG의 터치스크린 휴대폰을 하나라도 말해보라고 하면, 일반인들 중에는 쉽게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삼성의 햅틱은 만져보지도 않고, 좋다고 하는 사람이 다반수이다.


이렇게 삼성과 LG의 마케팅은 별 것 아닌 것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LG는 구본무 회장까지 나서서 창조적 디자인을 만들라고 지시했지만, 사실 그들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안에서 1위가 되고 싶다면, 마케팅에 대한 전략을 좀 더 연구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나란 인간은 이런 것을 언급하는 상황 자체가 사실 불편하다.
사람들은 햅틱 시리즈의 극악의 터치 스크린 성능과 인터페이스에 불편을 외치면서도 결국에는 햅틱 시리즈를 구매한다.

만약, 위와 같은 상황에서 아이폰이 정상적으로(다른 80여개국에 비교했을 때, 출시가 미뤄지는 것은 비정상에 가깝다라는 판단이 전제이다.) 판매되었고, 입소문으로 아이폰의 훌륭한 터치 스크린 성능이 알려졌다면, 햅틱 시리즈는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이 상황 자체가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단지 광고만을 보고 듣고는 햅틱 시리즈를 만져보지도 않은채 마냥 대단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내가 휴대폰을 바꿀 때에도 주변 사람들은 나의 geek 성격을 알고 있었기에 특이한 휴대폰을 구입한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은데, 이 때에도 왜 햅틱을 사지 않느냐고 하는 말을 수어번 들어야만 했다.
그래서 다시 햅틱이 뭐가 좋느냐라고 하면 잘 팔리지 않느냐라고 반문한다.
하지만, 그들은 햅틱의 판매량조차 알지 못했다.

이런 상황 자체가 나는 조금 불편하다.
단지 관심이 없는 상태에서 TV와 각종 매체에서 흘러나오는 광고와 이야기들만을 듣고 그런가보다..하고 사실 확인 없이 받아들이는 것.
왜?인지 반문해보지 않는 것.
그런 것들이 불편하다.


이야기가 많이 세었는데, 지금까지의 LG의 행보는 멋졌다.
조금 더 멋지고, 훌륭한 디바이스를 만들어주기를 기대하고, 딱딱하고 무언가 막 밀어부치는 듯한 인상이 아닌 지금의 이미지를 지니면서 사용자와 소비자 관점에서 제품을 만들고, 팔아주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포스팅 끝.


2009.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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