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스 라이프
감독 존 래스터, 앤드류 스탠튼 (1998 / 미국)
출연 데이빗 하이드 피어스, 데니스 리어리, 헤이든 패넷티어, 조나던 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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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이에 이어서 픽사 애니메이션 정복을 시작했다.
그 스타트는 벅스 라이프.

사실, 영화 정보에는 눈이 밝아서 얼핏 얘기하면 모르는 영화도 없다.
특히 픽사 애니메이션의 경우엔 내용도 얼핏 모두 알고 있다.

니모를 찾아서는 생선(;;) 니모가 사람에게 잡히고는 그 니모를 아빠가 찾아다서는 이야기이고.
토이 스토리야 워낙 유명한 장난감 이야기니까.
라따뚜이는 요리 잘하는 쥐 이야기이고.
몬스터 주식회사는 몬스터들이 방문 열고 들어가서 애들을 울리거나 놀래키면, 전력이 생산되는 회사가 몬스터 주식회사. (아, 몬스터 주식회사를 잘 모르는군.)

여하튼..

벅스 라이프를 보았다.
존 래스터 감독의.


우선 나는 벌레나 곤충 같은 작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좋아한다.
그런 영화가 몇 없어서 아쉽기는 한데, 여하튼.
작년에 스틱파스로 사진 찍는 매력을 느꼈던 것도 바로 그런 것이었다.
쭈그리고 앉아서 사진을 찍곤 했지만, 그 작은 시야로 인간 세계를 바라보는 묘한 맛이 있었기 때문.
지금에야 모든 게 구찮아져서 그런둥 마는둥이지만, 여유가 나면, 스틱파스 사진은 다시금 도전해볼 용의가 있다.

여하튼, 벅스 라이프도 그런 류의 이유로 땡기는 영화다.
무엇보다 개미의 삶을 인간의 삶과 묘하게 대조시키면서 잘 대입시켜서 어색한 듯 신기한 듯, 흥미로운 듯한 그림을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여왕 할머니 개미가 진딧물로 보이는 애완 동물을 키우는 모습이나 다트의 얼굴에 주근깨가 있는 모습은 참 잘 묘사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뭐, 인상적인 부분은 이 글을 쓰면서 살짝씩 영화를 다시 보고 있기 때문에 기억나는 대로 적어봐야겠다.

나는 이상하게 이 영화를 보면서 라이온킹이 종종 생각났다.
왕권이 있다는 것 때문이었나?
메뚜기 떼가 몰려올 때에 다트가 개미들 사이를 비집고 여왕 개미에게 가는 모습이 라이온킹의 그것과 매치되어 흠칫 놀랐더랬다.

주인공 플릭이 간 곤충들의 도시도 참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인간의 그것과도 유사하게 신호등과 버스도 있고..
바도 있고, 술집도 있고.

이 부분은 픽사 애니메이션 기념전에서도 안 것인지만, 풀잎 아래에서 보는 잎의 아래 모습..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이여.
다트가 "내 이름은 다트야!"라고 또래 개미들에게 소리치는 장면에서 잠깐 그런 장면이 나오고 그 외에도 잎들을 잘 묘사한 장면들이 여럿 나오는데, 모두 얘기하면 입 아프니, 생략.


그리고 벅스라이프는 소품을 보는 재미도 대단했다.
특히 플릭이 만든 소품들의 아이디어는 참..
풀잎을 이용해 만든 확성기나 망원경의 아이디어는 대단해도 너무 대단했다.
정말 픽사 아이디어가 맞나?
어디서 가져온거 아냐 혹시?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

그러면서 플릭과 공주 개미의 러브 스토리인듯 아닌듯한 얘기도 재미났고..



영화를 보고 당장에 글을 적으니 두서없는 글이 적어져 민망하다.
여하튼, 글을 적은 것 마무리를 지어야지.

무엇보다 벅스라이프에서 가장 웃음이 나왔던 장면은 마지막 NG 장면이었다.
엥?
무슨 애니메이션에 NG 장면이?
근데, 엔딩에 NG 장면이 실제로 있다.
공주 개미가 메뚜기를 보고 자꾸 웃어서 NG 나는 장면도 있고, 여왕 개미가 키우는 애완 동물이 오줌을 흘리는 바람에 NG 나는 장면도 있고, 넘어지다가 카메라를 잘못 쳐서 NG가 나는 장면도 있다.
아, 동영상을 끄려고 하는 찰나에 여운이 남아 보다가 이걸 못 봤으면 어쩌나 싶었을 정도였다.


다음 영화는 라따뚜이.
어떤 기대로 영화를 봐야할까?

픽사, 그들의 영화.
진정한 예술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술이란 열정의 정점이라는 전제 하에 말이지.


(추가)
그래도 스크린샷 하나 없음 허전한가 싶어서 하나 주워왔다.






200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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