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PC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7.0 캡쳐 화면.



인터넷 익스플로러 7.0을 설치했다.

7.0이 나온지가 언제인데, 이제서야..??
게다가 남들은 8.0을 설치하고 포스팅하는데, 너는 7.0을..??
뭐, 어때.
닉네임 거북이는 이럴 때 쓰려고 만든거다. :)


어쨌든, 인터넷 익스플로러7을 설치했다.
서문에 적은대로 익스플로러7은 파이어폭스의 나름대로 파격적인 성장 곡선 덕분에 출시되었고, 꽤(라고 썼지만, 굉장히 적은 시간) 시간이 흘러서 지금은 8 버전이 사람들의 입 사이를 오고 가고 있다.

익스플로러7이 출시되었던 것이 아마 내가 파이어폭스를 접한 직후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2007년 초였던가.

그 때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대해선 악심을 품고 있었는데, 사실 파이어폭스라는 물건을 보고는 그 악심이 지금보다 배는 컸다.
웹서핑을 하다가 오류 메세지를 뿜으며, 종료되는 익스플로러를 보면서 이전에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겼었는데, 파이어폭스라는 물건은 오류를 내뿜지도 않았을 뿐더러 혹시나 오류를 뿜더라도 이전에 보았던 웹사이트들을 모조리 기억해내는 것이 아닌가.
이 기본적인 기능(불여우는 기본 기능이다.)만 갖고서도 나는 익스플로러를 거의 증오하다시피 했더랬다.
이후, 불여우의 놀라운 확장 기능(진짜 확장 기능이다.)이나 북마크, 빠른 렌더링 속도 등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감탄을 했음은 당연하다.

그리고 출시된 익스플로러7은 보잘 것 없는 기능에 익스플로러보다 배는 무거웠고, 설치, 제거의 어려움으로 진절머리가 났던 물건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익스플로러6 버전에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문제는 내가 지인들의 PC A/S를 맡을 때였는데, 갑자기 인터넷이 이상하다는 둥, 프로그램이 이상한게 뜬다는 둥 해서 보면, 윈도우즈 업데이트로 인해 익스플로러7을 설치한 경우가 다반사였고, 더욱이 자신이 웹서핑 하는 도구가 웹브라우져이며, 이것의 이름이 '인터넷 익스플로러'이다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라는 것에 새삼 놀랬던 적도 있었다.
그러니까 익스플로러가 버전업을 했을 뿐인데, 인터넷이 이상하다는 말이 나오지. ;
이 문제는 또한 윈도우즈 업데이트를 자동으로 해둔 경우에 주로 발생하는데, 내 지인들은 자동 모드가 아니었는데도 업데이트 메세지가 자주 등장하자 무엇을 업데이트하는지도 보지 않고, Yes를 눌러대는 통에 익스플로러7이 설치된 경우가 다반사였다.
관심 좀 가지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웹브라우져를 이해시키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은 어떻게 땄는지..



여하튼, 나는 이러이러한 이유로 익스플로러7으로의 업데이트를 시행하지 않았다.
어차피 익스플로러는 강대한 IT강국인 대한민국에서만의 전유물인 엑티브X와 익스플로러 전용 스크립트의 용도만으로 사용되므로 굳이 익스플로러7으로 갈 이유가 없었다.

후에 웹표준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웹개발자들이 익스플로러6 때문에 많은 고충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나마 익스프로러7은 문제가 적었는데, 6 버전은 윈도우즈98 시절부터 있던 구석기 시절의 유물이니 문제가 많았나보다.

하지만, 나는 메인 웹브라우져로 파이어폭스. 그것도 최신 버전인 3.0 버전을 사용하고 있어서 위안을 삼았고, 별다른 죄책감을 갖지 않았다.
오히려 익스플로러 전용 스크립트(엑티브X는 법적 문제로 그렇다 치고서라도)를 만드는 웹개발자들이 죄책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불여우는 회원가입이 불가능한다던지..)



하지만, 최근 들어, 익스플로러가 불안정하기 시작했고, 오늘(아니, 어제.)에 이르러서는 엑티브X를 사용하는 웹사이트만 들어가면, 익스플로러가 다운되었더랬다.
이 현상이 참 신기했는데, 익스플로러가 다운되어서 강제 종료를 시키려고 작업 관리자를 활성화시키면(나는 작업관리자를 항상 띄워놓는다.) 무려 작업 관리자가 다운되는 것이었다. ;
윈도우즈 프로그램 중 1순위인 작업관리자가 다운되다니..
그리곤 다른 프로그램도 활성화시키는 순간에 다운이 되고, 마우스 클릭을 하지 않으면 정상 작동하는 것이 두 눈으로 보였다.
작업표시줄도 익스플로러의 한 종류인지라 예외없이 시작 버튼을 누르면 그 상태로 다운되었고, 이후 볼 수 있는 것은 내 보조 모니터에서 돌아가는 시계 프로그램 뿐이었다.

이 상태에선 그닥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메인보드와 연결된 전원 버튼을 누르자 문제가 깨끗이 해결되면서 익스플로러가 종료되고, 모든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문제는 전원 버튼을 누른 덕분에 PC가 종료된다는 점.

처음 보는 이 기이한 현상이 나는 직감적으로 엑티브X가 꼬였거나 악성코드가 문제일 것이라 확신하고, 울타리를 설치하여 스캔을 떠, 두개의 악성코드를 제거했고(사실 악성코드라 보기는 어려운 것들.), 익스플로러와 연결된 엑티브X를 모조리 제거했다.
그리고 혹시나 싶어 아바스트로 바이러스 체크도 해보았지만, 다른 건 없었고.

하지만, 그 후에도 익스플로러는 같은 현상을 나타냈고, 네트를 뒤적거려 익스플로러를 다시 설치해보기도, 삭제하고 다시 설치해보기도 했지만, 같은 현상을 나타냈다.



포맷이 답인가 싶을 때, 익스플로러7이 생각났다.
그래. 해보자.


그리고 설치한 익스플로러7.
와우.
이 녀석 물건이다.

그 동안 익스플로러7을 꺼려 했던 이유는 단 두가지.

첫번째는 6보다 무겁다.
두번째는 강화된 보안 덕분에 엑티브X용으로써의 익스플로러의 용도가 무색해진다. (이 아이러니함이란..; )
하지만, 익스플로러7을 설치한 결과, 위 두가지 이유가 모두 해결되었고, 오히려 6보다 빠른 렌더링 속도를 보여주고, 램 1.28기가인 내 PC에서도 그닥 무겁지 않다.

2년 전, 이맘때 쯤엔 이런 느낌이 전혀 없었는데, 업데이트가 이루어진 것인지 아니면, 그냥 내 느낌이 달라진 것인지는 모르겠다.
여전히 익스플로러가 대단하거나 좋은 웹브라우져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 대한민국에서의 웹서핑 용도로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비스타나 윈도우즈7 덕분에 지인들이 익스플로러에 관한 질문을 더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때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고, 방법이 없다면서, 신버전에 적응해보라고 해봐야겠다.

이유는?
구버전 때문에 고충을 겪는 웹개발자들을 위해.
더 나은 네트를 꿈꾸기에.


포스팅 끝.


2009.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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