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지, 이 녀석.

이 녀석이 또 스트레스를 주었다.


얼마 전에 블로그에 미라지를 팔아버리겠다고 다짐해둔 글을 쓰고는 미라지를 지켜보다가 아무래도 아웃룩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된 지금이 너무도 아쉬워서 그냥 사용할까 싶기도 했다.
그래도 지금의 미라지는 사용하기가 마땅치 않아서 구동 중인 프로세스 즉, PC로 치면 지금 램에 상주중인 프로그램을 몇개 빼두면 좋지 않을까 싶었더랬다.
일단, 작업표시줄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위즈바를 꺼보고, 투데이를 몇번 조작해보니, 놀라울 정도로 이전보다는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미라지의 호감도가 증가하면서 이 녀석 그냥 사용해볼까 싶었다.

본래 일기장이 아닌 블로그에 이렇게 글을 끄적거리는 건 아무래도 네트 상에 올려두는 건 누군가가 보기 위함이고, 때문에 비록 혼자 중얼거리는 글이어도 아주 조금은 신중해지기 마련이어서 블로그에 적는 것.


그리곤 오늘이 되어 집에 돌아오는 길에 오늘 꽤나 많은 총알을 썼는데, 집에 들어가서 까먹지 말고 가면서 적어두자 싶어서 톰보를 실행시켜 메모해두려고 했다.
그러자 미라지가 못보던 메시지를 뿜는 것 아닌가.

내 미라지의 메모 프로그램, Tombo의 구동 실패 메시지.



...??

이게 무슨 소리?
하여간 마소의 그것들은 피시를 조금 아는 사람도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메시지를 뿜곤 한다. 끌끌.

본래 피시이건 스마트폰이건 어떤 전자제품이건 간에 재부팅하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되곤 한다.
이건 수십대의 피시를 바라보면서 얻은 지론이랄까. ;

그래서 미라지를 재부팅.
그러나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헌데, 미라지는 그보다 한 술 더 떠서 알람 프로그램의 구동을 하지 못하면서 톰보와 비슷한 메시지를 뿜었다.
이 녀석, 또 슬슬 나를..

그러면서 집에 도착했고, 다시 재부팅을 시도했다.

내 미라지에 설치된 알람 프로그램인 GAlarm의 Reload 프로그램의 구동 실패 메시지.



열이 오르기 전에 이 녀석 또 무엇이 문제일까하고 가만 있다가 문득, 이 녀석 둘 모두 스토리지 카드(외부 메모리)에 설치되었다는 걸 떠올렸다.
그리곤 다른 프로그램들을 연달아 실행해보자 같은 메시지를 뿜었다.

응??
도대체 왜??

그리곤 파일 탐색기를 열어 이 프로그램들이 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보려했다.



텅.. 비어있어. ;

폴더명과 데이터들이 나란히 정리된 채 잔뜩 있어야 할텐데, 모두 사라진 뒤였다.
위 두 폴더, [미디어 앨범]과 [My Documents]는 윈도우즈 모바일의 기본 폴더로써 미디어 앨범은 사진과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에 사용되고, My Documents는 X86 기반의 윈도우즈에서의 도큐먼츠 폴더와 같은 역할을 한다.

나머지는..??


그리곤 Micro SD 카드를 뽑아 PC에 직접 연결했다.
미라지가 왜 파일들을 인식하지 못하지? 하고는.



...

데이터가 꼬였다.
몽땅 날아간 것이지무얼.

아무 이유도 없다.
그냥 몽땅 날아간게다.
몽땅.

뭐, 찾아보면 대안이 있을테다.
없을 수도 있고.

저 상태에서 포맷하고는 다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곤 지금까지 했던 프로그램 설치와 세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아, PC에서의 고스트처럼 백업 파일이 있지 않느냐고?
그럼 무얼하나.
SD카드에 있었는걸. (...)


물론 메모와 장문, 단문 텍스트 파일들을 포함한 주요 데이터들은 항시 피시와 싱크되고 있어 다행히 크게 잃어버릴 것은 없다.
헌데, 만약 오늘 장문 데이터들이나 사진, 동영상들을 포함하고 있었다고 해보자.
상상만으로 아찔하다.


더 이상 미라지에게 미련 없다.
내일부터 당장 다음 휴대폰을 물색할테다. :(


200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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