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시작한지 2년여가 지나고도 또 다시 반년이 지나려한다. 그러는 동안 팀원은 이제 2명이 남았고, 정예 멤버처럼 남아있다. 지금 돌아보면, 왜 처음 아이템을 날려버렸을 때, 내려놓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왜 내려놓는 것을 '포기'라고 생각했을까. 쉬어가는 것일 수도 있었는데.
2년여 동안 배운게 아예 없던 것은 아니다. 배웠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야 '판', '풀', '기획'이 무엇인지 알았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왜 정확하게 2년 전에 기획 강의를 들을 때에, "내 손에 월 500은 들어오도록 판을 짜야한다."라는 말을 마치 이해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거렸을까. 무엇 때문에 나는 움직이지 않았을까. 무엇 때문에 사업자등록증을 쥐고 있었던 것일까.
모르지는 않다. 팀원들.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인생에서 다시는 이런 팀원들을 만나지 못할 것이라고 나를 다독였다. 그래서 당장 내일 먹고 살 것이 없던 회사를 코 앞에 두고는 어떻게든 살려내기 위해 외주용역이니 프로젝트이니를 따오고자 노력했다.
지금에 와서야 그것은 알게 되었다. 판이라는 것은 내가 혼자 스스로 할 수 있을 때에, 판이 보일 때에 움직이는 것이고, 사업 혹은 회사를 세운다는 것은 그 과정 속에 있는 작은 통과 의례일 뿐이라는 것을.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다가 확장하는 데에 필요해서 사업체를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사업인데, 나는 이걸 몰랐나보다. 아니면 모른 척 했나보다. 아마, 앱이라는 걸 나 스스로 무시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사업은 목표가 아니고, 지나가는 과정이다.
비전과 목표를 세우고, 나 자신을 그 연장선 상의 어딘가에 놓아야만 한다. 그리하여, 나라는 존재가 괜찮은 존재이거나 혹은 내가 만든 모종의 제품이나 무언가가 괜찮은 존재일 때, 자연스럽게 사업의 문은 다시 찾아올 것이다. 나의 아이덴티티를 올리는 것이 우선이다. 내가 하고자하는 바를 뚜렷하게 보고, 어떻게 하면, 확장시킬 수 있고, 사람들이 나라는 존재에게 혹은 내가 만든 모종의 제품이나 무언가에 귀 기울이도록 만들어야 하며, 그 숫자가 10만명이 될 때까지 고민과 고민을 거듭해보아야만 한다. 그리하면, 가치관을 함께 하는 팀원들 또한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나는 왜 이걸 몰랐을까.)
세상 만사 모든 것이 팀원이 우선이 아니고, 무언가를 하고자하는 철학 혹은 비전, 목표 바로 그것들이 우선이다. 애플에게 Think Defferent가 우선이지, 리사이니 애플2니 매킨토시니 이런 것들이 중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너네가 뭔데? 라는 질문에 명쾌하게 답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이제 나에게 그 미션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