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미라지를 이용해 대중교통 정보나 지도, 지하철 노선도와 시간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고 있다.
후에 여행을 가게 되면, 100% 발휘해야 하므로 최대한 활용해 보려고 하는 편.

문제는 미라지의 GPS가 작동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는 것.
포트 번호를 바꾸어서 해보라는데, 내 미라지는 포트를 COM1부터 COM9 까지도 먹히질 않고, 장소를 바꾸어도 먹히질 않고 있다.
다만, 이제 남은 건 GPS를 소프트웨어로 강제 인식시키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방법이 남았는데.
미라지를 최대한 간결하게 만들고파서 프로그램 설치는 꺼려진다.
그럼, 다음 대안은 하드리셋.

PC의 포맷에 해당하는 하드 리셋만이 남아있고, 이제 주문할 메인보드가 와서 PC 정비가 완료되면, 시행할 예정이다.
PC 정비도 하루 날 잡고 해야할테지만, 미라지 세팅은 모든 스마트폰이 그렇듯이 하루 잡는다고 될지 의문이다.
게다가 처음 세팅 당시에 이것저것 해보느라 기록도 엉망진창인 상태. ;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또 기계에 맞추어 살고 있네?



지금도 네이버의 블랙잭 카페였던 스마트폰 카페와 미라지 카페에 가보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덜컥 스마트폰을 구입했다가 지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그래도 호기심이 있거나 인내심이 있거나 PC를 조금 아는 사람들은 끈기를 갖고 자기만의 스마트폰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고, PDA 초보자들 중에는 게시판에 어떻게 하는지 처음부터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수 있다.
심지어 프로그램 설치부터.


나 역시 미라지를 세팅하면서 지쳐버려서 사실 하드리셋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도 이 녀석 제대로 활용하려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한다고 생각해서 하려고 하는데, 그래도 내키지 않는 것은 않는거다.

스마트폰, PDA의 프로그램 설치.
사실 정말 어렵다고 생각한다.
PC의 윈도우즈에서도 install.exe 니, Setup.exe 하며, 전혀 일관성 없는 모습이었는데, 윈도우즈 모바일로 옮겨오면, **.cab 파일이 설치 파일이 된다.
이것부터 PDA 초보자들이 헤매이게 되는데, 이것을 인지하게 되더라도 막히는 것은 바로 메모리 이해하기.
대표적으로 미라지에서 프로그램 설치를 실행하면, 스토리지를 어디로 할 것인지 물어본다.
첫번째, 미라지 본체. 두번째, 미라지 본체, 세번째, 마이크로 SD카드.
첫번째, 두번째는 같지 않나?
첫번째는 미라지 본체의 Program Files 폴더를 의미하고, 두번째는 KTF Storage 폴더를 가리킨다.
KTF에서 의도적으로 스토리지 구분을 해두어 미라지는 윈도우즈 모바일 탑재 스마트폰 중 꽤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럼, 간단하게 미라지 본체에 설치하면 될 것 같은데, 미라지 본체에 탑재된 용량은 100메가바이트도 채 되지 않는다.
게다가 이 100메가 바이트 남짓하는 용량을 PC의 램 역할하는 것과 병행해서 사용하므로 섣불리 프로그램들을 설치하여 용량이 꽉 찰 경우, 프로그램들이 죄다 버벅거리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그럼, 마이크로 SD에 설치하면 되겠네.
고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주소록 프로그램 등의 빠른 로딩을 필요하는 프로그램일 경우나 반드시 본체에 설치해야 하는 프로그램들은 또 미라지 본체에 설치해줘야 한다.
또한, 마이크로 SD카드를 스토리지로 정해 설치를 명령해도 미라지 본체에 설치하는 프로그램들이 간혹 존재한다.

프로그램을 실행조차 하지 않았는데, 이미 지쳐버릴 정도로 복잡하고 일관성은 0%이다.


이런 모습을 보고, 또 나 역시 이를 체험하면서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에 왜 메모리 카드 리더를 장착하지 않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컴퓨터에 문외한인 사람이 아이폰을 구입해서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려는데, 메모리 카드에 설치할래요? 라고 물어보면, 얼마나 당황스럽겠는가.

뭐, 물론 조금더 생각해보면, 다른 방법이 있기도 하다.
어플리케이션 설치는 반드시 본체에만 설치되도록 해두고, 메모리 카드에는 개인 데이터만 넣을 수 있도록 하는 것.
하지만, 이 때,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는 아이튠즈 스토어라는 조건이 붙기에 역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여하튼, 윈도우즈 모바일의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이유는 대부분 자신의 생활을 디지털의 힘을 빌려 조금 더 편리하고 윤택하게 하기 위함인데, 윈도우즈 모바일은 이를 거꾸로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반대로 윈도우즈 모바일의 세팅에 집중하게 만들고, 사용하는 데에도 레지스트리나 메모리 잔량, 배터리 등을 신경쓰게 만들어 더 불편한 삶으로 바꿔버리는 것.
나 역시 미라지를 구입하기 전에는 보다 많은 것을 기대했지만, 지금은 반대로 미라지에 끌려다니는 느낌이 강해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아이폰이 혁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단지 사용하기 쉬운 인터페이스 때문이다.
애플에서 만들어서가 아니고, 사용하기 쉽기 때문에.

초보자들도 아이폰을 사들고 와서 심카드를 매뉴얼에 그려진대로 따라서 아이폰에 넣고, USB를 PC에 장착하고, 아이튠즈만 설치하면, 그 다음은 모두 자동.
물론, 이 역시 한계가 있기에 심카드를 알아야한다는 조건과 USB가 무엇인지 그리고 최대의 장벽, 아이튠즈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몇가지 조건이 붙고, 그런 점에서 PC를 아주 모르는 사람이라면 다가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
우리가 그리고 내가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기본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하지만, 애플은 이를 위해 심카드 장착 방법을 그림으로 설명하고 USB 역시 그림으로 그려둔 아주 얇은 메뉴얼을 동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마지막 장벽인 아이튠즈 역시 PC였다면, 애플닷컴에서 다운 받아 설치해야 하지만, 맥이었다면, 이미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으므로 맥에 아이폰만 연결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맥에 있는 음악과 사진이 자동으로 아이폰과 동기화되어 신경 쓸 것 없이 외출한 후 야외에서 음악과 사진을 듣거나 볼 수 있고, 어플리케이션 설치 역시 신용카드 정보와 함께 회원 가입을 한 후, 클릭만 하면 어플리케이션 설치가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혹시 정말 전혀 모르겠다면, 애플닷컴에 친절한 설명을 겸한 동영상이 있으니, 그것을 참고하면 된다.



윈도우즈 모바일이 과연 유지될 수 있을까? 라는 궁금점은 위에서 설명한 그대로이다.

그동안은 마땅한 대안이 없었기에 윈도우즈 모바일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으뜸으로 쳤고, 디지털의 혁명이라 불러왔지만.
이제는 아이폰이라는 훌륭한 대안이 있고, 앞으로 심비안이나 안드로이드와 같은 더 멋진 대안이 나올 수도 있다.

윈도우즈 모바일의 차기 버전이 대안이 될 수도 있겠지만, 윈도우즈 모바일은 근간을 뜯어 고치지 않으면 희망은 없다고 생각한다.



윈도우즈 모바일이 과연 유지될 수 있을까?



2009.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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