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cafe.daum.net/fdband/F6RO/1

2008년 12월 30일 POD Last Night Concert 2008, 홍대 클럽 ZOO 공연 후기.
출연 그룹은 화이팅대디, 밴드 두벅, 봄바람밴드, 뮤즈에로스.


(들어가기 전에)
화이팅대디와 밴드 두벅, 봄바람밴드, 뮤즈에로스 팬분들 그리고 그 외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실거라 생각됩니다.
그 전에 염치없게도 저는 화이팅대디 팬클럽의 회장을 겸하고 있는 팬으로써 화이팅대디 위주의 글이 될 수 있음을 말씀드리며, 또한 진정한 후기글이 될 수 있도록 경어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양해 부탁드립니다. :)



POD Last Night Concert 2008 포스터.



후기.


화이팅대디와의 오랜만의 만남.
블루버드 클럽 공연에 이은 화이팅대디와의 만남이었기에 오랜만이라면 오랜만이었다.
이전부터 설레이고 기다리려지던 날이었다.

일을 마치고, 홍대입구역에 도착한 시간은 7시 무렵.
홍대입구역의 6번 출구로 기억하고 있던 나는 6번 출구가 5번 출구로 바뀌어 살짝 당황했더랬다. ;

공연 시작이 8시여서 너무 일찍 도착했나 싶었지만, 들어가서 심전무님과 인사를 하고, 가져간 카메라도 내 것이 아니어서 적응을 해야하는 통에 1시간은 금방 지나갔던 것 같다.
오랜만에 뵙는 화이팅대디 멤버분들, 심전무님, 이희원님, 장세현님, 하성호님 모두 반가웠다.
특히, 야밤을 달렸던 희원님과 세현님은 너무도. :)



첫순서, 화이팅대디. 그 무언가의 아쉬움.
첫순서는 화이팅대디였다.
8시에 딱 맞춰 오는 친구를 안내하기 위해 잠시 나갔다 오니, 화이팅대디의 공연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룹 내의 사정 때문에 보컬이 빠져 있어 기타를 치시는 세현님과 전무님께서 직접 보컬로 뛰셨다.
1집의 곡과 앞으로 나올 2집의 곡을 들어본 적이 없는 나는 라이브로 들으며 가사를 살금살금 음미하여 정말 맛나는 곡이라는 결론을 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쉬웠다.
보컬의 부재는 너무나도 컸다.
세현님과 전무님의 가창력을 언급하는 것은 아니나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작업이다.
때문에 부족했던 연습의 정도가 너무나도 크게 드러나는 것 같아 팬으로써 너무 아쉬웠다.

화이팅대디의 1집의 곡들은 사실 보통의 20대라면 공감하기 어려운 가사들과 반주들로 가득차 있어 20대이셨던 이전 보컬, 한라산님께서 라이브를 하실 때에도 어색한 감은 분명했다.
나조차도 음반만 들을 적에는 당연히 전무님의 목소리라고 생각했기에 그런 깊이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전무님께서 보컬을 하신다면, 대찬성이었던 팬으로써의 나였지만, 엉성했던 이 날의 공연에는 화이팅대디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나조차도 맥이 빠지고 말았더랬다.
가창력이 부족하시다고는 절대 생각치 않으나, 악기와 노래를 동시에 소화하려는 그 힘든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안쓰러운 생각을 넘어서 엉성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또한 힘들고 벅찬 작업으로 인해 당황하시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고.

악기와 노래를 함께 한다는 것은 모두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기에 분명히 어려운 작업이고, 그 날의 화이팅대디에게도 큰 부담이 되었을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큰 부담이 있을거라 생각되지만, 난 화이팅대디가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화이팅대디. 그 밴드의 메세지를 세상에 전달하기 위해서 이 정도는 감수해야하지 않을까?


여담; 아래는 화이팅대디 사진입니다만, 드럼을 치시는 하성호님의 사진이 마땅치 않아서 올리지 못했습니다. 하성호님께 죄송하단 말씀을 올립니다..ㅠ

화이팅대디 기타리스트, 장세현님.




화이팅대디 기타리스트, 장세현님.




화이팅대디 베이시스트, 이희원님.




화이팅대디 베이시스트, 이희원님.




화이팅대디 리더, 심전무님.




화이팅대디 리더, 심전무님.





두번째, 뚜벅뚜벅 경쾌했던 밴드두벅의 소리.
난 화이팅대디가 지나가고 내 귀를 의심했다.
이건 퀸의 'Don't Stop Me Now' 아닌가?

맞았다.
퀸의 돈 스탑 미 나우였다.
후에 또 끄적거리겠지만, 봄바람밴드는 비틀즈의 'Hey Jude'를 들려주어 나를 또 한번 감동시켰더랬다.

여하튼, 퀸의 열렬한 팬인 나는 퀸의 돈 스탑 미 나우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었다.
그것도 아주 경쾌하게.

밴드 두벅의 이미지는 신선했다.
나는 초대권을 받고는 왜 두벅일까? 라고 생각했는데, 라이브를 보고서야 나는 그 밴드의 이름에 박수를 칠 수 있었다.
탭댄스의 그 화려함.
그리고 그 리듬.
이름 아주 적절하다. :)

아, 이 부분은 참 글로 끄적거리 어렵다.
그저 즐기고 돌아왔을 뿐.
박자를 맞추며, 끄덕거리고 손과 발을 움직이며, 함께 동화될 뻔하다가 돌아왔다.
게다가 탭댄스만 있었다면, '저게 무슨 밴드야.'라고 생각했을텐데, 그 탭댄스에 맞춘 악기들의 소리가 또한 일품이었다.
이들은 음반을 만들 때, 그저 이렇쿵 저러쿵 두드려 보면서, 박자를 맞추며, 놀면서 녹음하지 않을까? 라는 즐거운 상상이 든다.
(물론 수 많은 고민이 있었을거라 생각한다.:) )

게다가 나는 열심히 박수를 치다가 밴드 두벅이 나누어주는 10장의 음반 중 하나를 받았더랬다.
나이스 캐치.

아무래도 밴드 두벅의 팬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사진은 박자와 리듬에 어울리다보니, 지나가버렸고, 그나마 찍은 것들도 탭댄스의 빠른 리듬에 엉망이 되고 말았다.ㅠ
그나마 있는 사진을 이어 GIF로 만들어보니, 그럴싸해서 아래에 붙여본다. :)


밴드 두벅의 공연.



밴드 두벅이 나누어준 음반. :)




세번째, 처음부터 빠져들다. 봄바람밴드.
두벅과 함께 이러쿵저러쿵 즐기다가 한숨 돌리려는데, 또 한번 익숙한 음이 들려왔다.

헤~이, 주~드.
돈 메이킷 배~드.

나는 오랜만에 그 말할 수 없는 황홀함에 빠져 눈 앞의 공연장과 나만 남은 느낌을 받았다.
아주 오랜만이었다.
마치 영화에서나 나오는 눈 옆의 모습들은 광속으로 지나가듯 내 뒤로 빠져버리고 스피커와 모니터의 가사, 그리고 나만 남은 듯한 그런 장면.
하지만, 여기는 라이브 공연장.
눈 앞의 모니터의 가사가 아닌!
바로 그 공연장이 나와 함께 남아 헤이 주드를 울리고 있었다.
아니, 나를 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깨워주는 헤이 주드의 락버전.

헤이! 주드!

아.. 정말 눈물이 나오기 직전까지 가서 눈물을 삼켰다.
이미 이 세상의 밴드가 아닌 비틀즈의 노래를.
게다가 헤이 주드를.
아마, 내 생에 헤이 주드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게다가 나는 88년에 태어나 헤이 주드를 들을 수 있는 건 라디오도 아니오, TV도 아니오 오로지 아이팟에서 흘러나오는 이어폰의 소리와 PC의 스피커일 뿐.

하지만, 난 라이브로 들었다.
비록 목소리와 소리는 비틀즈의 그것과는 아주 조금 달랐지만, 그래도 난 황홀했다.
게다가 락버전은 경쾌하다 못해 쓰러질 뻔했다.
그 날의 공연은 봄바람밴드의 헤이 주드 만으로도 나에게 의미가 있을 정도로 행복했다. :)
여기에서나마 봄바람밴드에게 감사드린다. :)
(나중에 다시 한번 들려주실꺼죠?ㅋ')

그리고 화이팅대디의 '널 닮은 바람'의 락버전.
나는 들으면서 '어라? 이 가사 심금을 울리는데.. 근데, 어디서 많이.. 아!' 라는 반응이었다.

사실 기억력도 기억력이어서 정작 봄바람밴드의 그 외의 곡들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분명 그럴싸했는데 말이다.
하지만, 앞으로 바라보면서 봄바람밴드에게도 기대를 걸어본다.
헤이 주드를 라이브로 들은 그 감사함에서라도. :)

여담; 봄바람밴드는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노래에 너무 빠져서일까요..ㅠ 죄송합니다.



네번째, 음악의 선을 넘어 연기로 메세지를 전달하다. 뮤즈에로스.
심상욱님의 뮤즈에로스 공연.

활기차고 잘 모르겠고, 뭔가 있는 것 같고.
여전히 잘 모르는 메탈인지 락의 세계.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여전히 가사가 잘 들리지 않는 메탈의 세계에 갸우뚱거리고 있다.
이 날도 공연 내내 화이팅대디를 제외한 다른 밴드들도 모두 처음 보는 밴드였기에 이들의 메세지를 조금이라도 읽기 위해 스피커에 귀를 기울이곤 했다.
아, 화이팅대디조차도 2집에 담길 곡에는 귀를 기울여 조금이라도 가사를 더 듣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뮤즈에로스도 같은 노력을 기했지만, 솔직히 단 한 부분도 듣지 못했다.
여전히 뮤즈에로스가 하고픈 얘기를 나는 듣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답답해하고 있고, 이 쯤 되면, 예전에 메탈을 접하기 시작할 때 그랬듯이 그저 자포자기하고 만다.
(그래서 일전에 잠깐 들었던 메탈을 지금은 단 한곡도 듣지 않는다.; )

허나 그들이 얘기하고자 하는 전체적인 맥락은 두번의 라이브를 통해 조금은, 아주 조금은 이해했다.
결국.
세상에 대한 외침과.
순수함에 대한 열망.

요거이 아닌가?
여하튼, 뮤즈에로스의 그 경쾌함과 목청껏 지르는 소리에는 나도 몸을 실어서 손에 열이 나게 박수를 치고 팔을 뻗곤 했다.

뮤.즈.에.로.스! 라고 지르는 부분과.
블랙.락엔롤! 이라고 지르는 부분에.


뮤즈에로스_리더, 심상욱님.




뮤즈에로스_베이시스트, 이우정님.





뮤즈에로스_기타리스트, 심상욱님.




마치며..

많은 부분에서 즐겁고, 경쾌하고 흥겨웠던 공연이었고, 또한 그만큼 아쉽고, 여운이 남았던 공연이었다.
무엇보다 화이팅대디의 팬으로써 화이팅대디가 주가 아닌 공연이었다는 점에 많은 아쉬움을 느낀다.
그 밖에 공연 뒷풀이나 공연 좌석 분배 등에 있어서 미진한 부분이 느껴졌지만, 이건 후기글이므로 나중에 따로 언급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공연 규모가 클 거라 생각하고, 망원렌즈를 챙겨간 것이 내내 아쉬웠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건지기 위해, 250여장 가까이 사진을 찍었지만, 그닥 건질만한 사진은 있지 않았다.
망원렌즈여서 구도가 나오지 못한 것 뿐만 아니라 기본 렌즈보다 어두운 밝기로 인해 많은 사진들이 흔들렸다.
ISO로 높혀 화질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게다가 멤버 전체의 사진도 찍지 못했고.
기록에 있어서 많은 아쉬움이 남았던 공연이었던 것 같다.

여하튼, 앞으로 고민과 그 고민을 뛰어넘을 화이팅대디.
리듬과 박자의 경쾌함을 앞으로도 쭈욱 들려줄 밴드두벅.
곧 1집을 내고 심금을 울릴 음반을 내어줄 봄바람밴드.
더 많은 세상에 대한 외침을 들려줄 뮤즈에로스.

이 모든 밴드의 다음 공연을 기대한다.


모두 좋은 공연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2009.01.0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