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담: 사진 올린 줄 알고 가만히 있었는데, 내 그림 폴더에서 요 놈 혼자 놀고 있길래 포스팅.


나는 내 나이 또래, 그 누구보다도 PC를 가장 먼저 접했다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다.
내가 엄마 배 속에 있던 시절부터 나는 PC를 알았.. (...)

우리 아부지는 처음부터 IT 관련 기업에서 종사하셨더랬고, 기계를 무척이나 좋아하셨더랬다.
엄마의 말씀에 의하면, 처음 아부지 집에 갔는데, 방에는 뭔지 모를 전축들과 기계들이 가득했고, 뚜껑 없는 선풍기나 소리가 나올지 의문인데, 소리가 나오는 스피커 등 많은 것들이 즐비했다고 하셨다.
결혼하고 새 집을 장만할 때, 싹 다 버리셨다고.. (...)
(이래서 결혼은.. (...) )

당시 유물이 지금까지 하나 남아있기는 한데, 대문작만한 스피커.
헌데, 아부지만의 유물이어서 그런지 우리집 전축의 스탠드로 쓰이고 있..


여담은 각설하고, 때문에 나는 PC를 가장 먼저 접했지만, 단 한번도 신제품 다운 신제품을 사용해본 적 없다.
즉, 항상 구형 PC만 사용했었다는 이야기.

이유인즉, 아부지 회사에서 가져오는 PC들을 가져오셔서 지금 사용하는 PC가 고장나거나 업그레이드를 해야겠다 싶으면 그것들로 교체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말이 업그레이드지 남들은 버리고 업그레이드하는 PC를 그 버린 PC를 주워다가 업그레이드하는 꼴이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회사에서 업그레이드한다고 버리는 PC를 주워오는 것이었으니까. ;


그래서 중1 시절에 CD-RW 드라이브를 구입했던 것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데이터는 점점 늘어가는데, 하드는 아부지가 갖다 주시는 것으로 만족해야하고, 그렇다고한들 당시에 USB 따위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하드 공간에 늘 부족함을 느끼다가 생각한 것이 RW였다.
그래서 공CD에 데이터를(그래봐야 게임을) 저장하고, 백업하고 하면서 잘도 썼었더랬고.
중요한 것은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는 DVD-RW 드라이브따위는 없고, 당시에 구입한 CD-RW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재작년 초에 구입했던 하드디스크도 인상적이었다.
겨우 250기가바이트의 하드였지만, 내가 최초로 구입한 PC 부품인데다가 그렇게 편하디편한 SATA형이었기 때문.
아부지 회사에서 오는 하드들은 죄다 IDE 형이기 때문에 전원 케이블과 IDE 케이블이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고, 핫스왑(?) 기능도 있지 않아서 IDE형은 정말 답답하다.
어쨌든, 지금은 새로텍 외장 하드 케이스에 넣고, 내 개인 데이터베이스 저장 공간과 음악과 영화 등의 기본 데이터들을 저장하는 공간으로 잘 사용중이다.


남들은 1테라바이트다 500메가바이트다.
eSATA다라고들 하지만, 그럭저럭 이렇게해도 쓸만 하다.
남들은 펜티엄4가 드디어 나왔다. 이제 듀얼코어, 쿼드코어의 시대다. i7!!!
이라고들 말하지만, 나는 작년에 쓰던 셈프론 1.6기가에서 현재 2.4기가의 펜4로 온 것도 감지덕지하다.
PC의 스펙을 볼 줄 알게 되면서 친구 녀석들보다 늘 하위 스펙에 있는 것이 못마땅했고, 그러면서도 가장 PC를 오래 붙잡는 녀석이어서 불만도 많았지만, 지금에는 그저 있는 것만으로도, 내가 사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고, 조금의 인내심만 갖으면 램 128MB에 윈XP를 돌려놓아도 잘 사용할 수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램 DDR2 사진을 올려두고, 참 헤매고 있다.

뜬금없이 DDR2 사진인가 싶은데, 이 역시 아부지 회사에서 공수해온 물건.
나는 이로써 DDR2 램을 처음으로 목격했다. ;

SDRAM에서 DDR1으로 넘어갔던 것이 재작년 1분기 쯔음.
나도 이제 DDR램을 사용해보는 구나..싶었는데, 한참 DDR3 얘기가 나왔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


램 값이 많이 하락했다면서 다들 구입하길래 나도 구입하려고 알아보니, 램값 하락은 DDR2만 해당되었더랬고, DDR1은 오히려 값이 오르고 있었다.
게다가 작년까지 사용하던 셈프론 PC를 몽땅 날려버리는 통에 그나마 있던 1기가 DDR은 증발되었고, 512를 간신히 공수해서 사용중이었다.
그래도 만족은 했는데, 언젠간 업그레이드 해야지..라는 마음을 먹고 있었다.

최근 메인보드 문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이리저리 정신이 없었는데, 그 와중에 아부지께 이런저런 사정을 말씀드렸다.
메인보드 문제는 아부지께서 공수해오신 구형, 중고 메인보드들이 죄다 문제였기 때문.
윈도우 설치만 10여번은 해본 것 같았다. ;


아들: 아빠, 더 이상은 못하겠어요. 메인보드를 사야지원. 그리고 이제 살 때도 되었어요. 남들은 DDR3로 넘어간다 어쩐다 하고 있는데, 나는 이제껏 DDR1 쓰고 있고, 그래픽카드도 없고, 게다가 512인데다가 나는 한번에 여러 작업을 해서 듀얼코어이면 좋은데, 거기까진 안바래도 램은 받춰줘야지 않겠어요? 램값 X값이라는데, 내가 가진 DDR1은 사는 사람도 없는지 가격이 더 올라요. 생산을 안한다는 거겠죠. 게다가 게임은 안해도 그래픽카드를 달아야 풀HD는 아니어도 HD 영상은 볼텐데, 지금 갖고는 DVD 영상도 끊기게 생겼어요. 세상에 지금까지 쥐포스2를 메인으로 쓰는..(궁시렁궁시렁)


아빠: 아, 내 책상에 램 3개가 있던데, 그걸 껴볼래? 근데, 그게 뭐라더라. DDR2라고 했던가..

아들: 그런 귀한게 어떻게 회사에서 굴러다녀요. DDR1이겠죠.

아빠: 아니. 난 직원한테 램을 달라고 했는데, 받았더니, PC에 소켓이 다르더라고. 그래서 그냥 책상에다 두었지.

아들: 휴.... 그럼, 그 PC가 SDRAM이겠네요. PC 너무 옛날 것 같네요..

아빠: SDRAM? 아닐텐데. 그 반도체가 작게 생겼더라고. 정사각형 모양.

아들: !!! DDR2네요..@@;;

아빠: 근데, 넌 DDR1이라메. 안되겠네뭐.

아들: 메인보드 교체할게요. :)


이렇게해서 DDR2 512 세개를 합쳐서 1.5기가바이트가 생겼다.

메인보드여 오라.

준비는 되었나니. :)



200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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