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박디님 블로그의 예전 컴퓨팅 생활에 대한 추억들 의 트랙백을 보내는 글입니다.


1. 게임.
오히려 스크린샷 있는 게임은 잘 모르겠고, 페르시아 왕자와 고인돌이 생각나네요.
페르시아 왕자는 몇번 해보다가 이게 뭐하려는건가 하다가 그만 두었던 기억이 납니다.
대부분 게임들이 그러했는데, 이유는 그냥 영어를 전혀 모르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게임이라고 하면, 특별한 추억거리는 사실 그닥 있지 않습니다.
장기나 바둑이나 조금 했더랬고 글쎄요..
오히려 저는 게임과 거리가 멀어서 어린 시절에는 PC와 그닥 친하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반대로 게임에 빠져 있는 친구들이 잘 이해되지 않았더랬지요.

그렇다고 게임을 아예 멀리했던 것은 아니고, 이후에 삼국지6를 시작으로 '롤러코스터 타이쿤'이나 '레일로드 타이쿤', '주타이쿤'과 같은 타이쿤류는 대부분 즐겨보았고, 심시티2000을 시작으로 심시티 시리즈는 모두 제 손을 거쳐갔습니다.
아마 경영 시뮬레이션에 남다른 애착이 있던 것 같은데, 또래 친구 녀석들은 영 그렇지 않아서 거의 혼자 놀기에 빠져있곤 했지요. ;
아, 레인보우 시리즈를 초등학교 4학년 쯤에 알아서 FPS에 흥미가 있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게임이랑은 영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2. 컴퓨터 분해.
전 오히려 PC와 친해진 것은 어릴 적이 아니고, 중학교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였던 것 같습니다.
아부지께서 이웃 PC를 고치실때, 옆에서 물끄러미 보기는 했지만, 제가 만지거나 하는 부분은 거의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두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하나는 겁이 많아서이고, 두번째는 영어를 몰라서였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영어를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PC에서 내뿜는 에러 메세지, 설치 과정 중 물어보는 메세지, 메뉴얼 등의 영어 정도는 해석이 되니, 둘러보고 할 수 있지만, 그 때는 고작 에이비씨를 알 때여서 그렇지 못했죠.
또 지금만큼 한글화가 잘 되어 있던 것도 아니고요.
혹시 한글화가 잘 되어 있었더라도 그 용어들이 이해되지 않아서 그만 두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전 어릴적에 분해는 해본 적이 없고, 고등학교를 들어서면서 아부지가 없던 시절이어서 아마 제 손으로 고치고 만져야 하니 그러했던 것 같고, 미니기기에 빠지면서 요로코롬 만졌던 것 같습니다.
손에 들어오는 CDP를 죄다 뜯어보고 만져보았더랬죠.
(손에 거쳐간 CDP가 스무개가까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


3. 처음의 느낌.
박디님께서 486을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을 말씀하셔서 크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PC에 대한 느낌이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는 태어날 적부터 PC가 있어서 그런 공감은 갖기 힘듭니다.
당시 또래 친구들도 학교 와서는 컴퓨터가 생겼다며, 자랑하거나 구경을 하러 가곤 했는데, 저는 아부지께서 회사에서 쓰던 컴퓨터를 가져와 놓곤 했으니 그런 느낌은 그닥 크지 않았지요.
게다가 쓰던 PC이니, 친구들이 약 1년이나 2년 전에 자랑하던 스펙의 PC가 제 손에 오곤 했습니다.

그래도 PC를 처음 뜯어 제쳤던 기억.
윈도우즈를 혼자 처음 설치하던 기억.
제 돈으로 직접 램을 처음 구입했던 기억.
이런 것은 정말 생생합니다.
다만, 역시 박디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지금은 같은 것을 해도 그냥 그런가보다 할 뿐이지요.
심지어 근래에 들어서는 택배가 와도 설레이거나 기다려지지 않고, 오더라도 뜯기 구찮네..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


4. 윈도우 3.1
예.
박디님 말씀하셨듯이 제 나이 또래 애들(20대 초반)은 윈도우3.1에 대한 기억이 아마 전무할 겁니다.
그래도 PC를 나름대로 빨리 접하거나 게임에 빠졌던 애들은 그 게임을 위해 컴퓨터를 세팅해가니, 기억이 날 테지요.

저는 조금 다르게 아부지께서 이웃의 PC를 고치는 모습이 그렇게 멋져 보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비록, PC를 뜯어보지는 못해도 이게 어떤 문제이다라는 것 정도는 말하고 싶었고, 혹은 친구 녀석이나 이웃 동생들에게 게임 정도는 복사해주고팠지요.
때문에 아부지께 도스 명령어를 배우고 있던 찰라에 윈도우3.1을 보고 맙니다.
처음 보는 물건(?)을 이리저리 만져보다가 마우스로 복사, 붙여넣기가 되는 것을 보고는 충격에 휩싸이지요.
그리고는 아부지께 왜 이런 것이 있는데, 굳이 도스 명령어를 외워야 하느냐라고 반문했고, GUI가 익숙하지 않으셨던 아부지는 그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실 뿐이셨습니다.
외우는 것을 죽어도 못하고, 싫어하던 저는 그 상태 그대로 도스 명령어에서 손을 뗍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
친구 녀석들이나 이웃집의 PC에는 윈도우3.1이 보이지 않더군요. ;
회의감이 느껴졌지만, 한번 GUI를 보고는 도스 명령어를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 그 상태 그대로 어물쩡하게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윈도우 3.1 CD는 지금도 고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포스팅해두었던 것도 있지요.
생각이 나서 예전 블로그를 뒤적거려 포스트를 캐내었습니다.
http://blackturtle.tistory.com/711082

조금 여담입니다만, 지금 윈도우3.1의 스크린샷을 보면서도 참 황당합니다.
어떻게 10년, 아니 20년 가까이 될 OS의 프로그램들이 지금까지 이어졌는지 알 수 없는 부분입니다.
메모장이나 그림판 등 말이지요.
기본 기능과 인터페이스를 유지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언급한 두가지 기본 프로그램인 메모장이나 그림판 모두 인터페이스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메모장에 줄을 긋는 기능이라던지 인쇄 미리보기 지원이라던지 등등 말이지요.
윈도우즈7에서 그림판의 인터페이스가 리본 인터페이스가 적용된 것으로 아는데, 뭐,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보지만, 너무 늦지 않았나 싶습니다.
괜히 맥OSX에 자극받아서 작업했나 싶기도 하고요.


5. 구형 컴퓨터를 사면 주던 노래방CD. 혹시 VCD는 기본 아니었나요? ㅋ'
노래방CD를 얘기하셔서 피식하고 말았습니다.
잘 쓰지도 않던 PC의 기능이었는데, 늘 노래방CD는 집에 많이도 굴러다니더군요.
CD 받고는 처음 두세번 하고는 늘 그냥 잊혀져 갔던 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그보다는 음악을 좀 듣고 팠는데, 윈도우즈95 시절에도 제 범위에선 리얼 플레이어라는 대안 밖에 보이지 않았을 뿐더러 음악 파일을 구하는 방법조차 묘연했던 것 같습니다.

노래방CD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혹시 VCD는 기본 아니었나요?
몇년 전까지만 해도 집에 VCD 몇가닥이 굴러다니곤 했습니다.
아부지께서 사셨을리는 없고, 아마 PC 사면, 주는 CD가 아닌지 싶네요. ㅋ'



6. 인상적인 모뎀의 사진.
구형 그래픽 카드의 사진도 올리셨지만, 저는 그보다 구형 모뎀의 사진이 충격적이네요.
그래픽 카드야 지금도 쥐포스 최고 시리즈들은 그만한 사이즈로 나오는데, 만약 10년 후에 지금의 역작들을 보면, 그래픽카드가 저렇게 크나 싶겠죠뭐..
당시에는 지금의 구형 그래픽 카드가 그런 역할이었을테니 말입니다.
인생이란 참.. (응?)

구형 모뎀이 인상적인건 집에 굴러다니는 랜카드를 보니, 그렇습니다.
메인보드에 내장 그래픽이 있어 랜카드를 쓸 일이 그닥 많지는 않지만, 구형 랜카드와 비교해보면, 지금의 랜카드는 고작 칩 하나 들어있을 뿐이네요. ;
앞으로는 모든 메인보드에 내장 랜카드가 들어갈 것이고, 제 추측입니다만, 무선 랜카드도 탑재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그런 보드가 있는 것으로 알기는 하는데, 잘은..; )
그러다보면, 구형 모뎀 뿐만 아니라 지금의 랜카드도 잊혀지겠지요.
그래서 구형 모뎀 사진이 인상적입니다. :)


7. PC통신 이야기.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우선 저는 유니텔 유저였습니다.
처음 PC통신을 접하고는 참 신기했었습니다만, 그것도 그 뿐이었지요.
저는 매우 한정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웹에 비하면, 매우 한정적이지요.
그래도 게임보다는 훨씬 유용하고 재밌었기에 무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여하튼 늘 전화가 안된다고 엄마의 꾸중을 받아야 했습니다.
게다가 아부지 회사에서 통신비를 부담해주었기 때문에(그보다는 유니텔 계정이 회사 계정이었기 때문이었을까요?) 통신비보다는 전화가 끊어진다는 것 때문에 PC통신을 자유롭게 즐기지 못했네요.

이후, 웹이란 걸 보고는 생각이 달라져서 그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인터넷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친척 형의 권유에 한메일 계정을 만들고 이메일 친구들을 몇 사귀어서 이메일을 주고 받고도 했더랬고요.
그러다보니, 홈페이지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홈페이지 제작에 열을 올렸다가 특별한 주제로 하면 어떨까 싶어서 그 나이에 마땅한 정보를 제공하는 홈페이지는 어려울 것 같아서 당시 열풍이던 스타크래프트를 주제로 한 홈페이지도 마련하고, 또 홈페이지 사용자들끼리 이메일을 주고 받고도 하고요.





쓰다보니, 댓글 분량이 아니어서 블로그로 옮겨왔습니다만, 어쨌든, 대충 이렇게 돌이켜보면, 사실 저는 컴퓨터를 좋아했던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 이것 때문에 저의 정체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만, 여하튼..

도스 명령어도 당췌 이해하기 힘들었고, 왜 이걸 해야하나..싶었던 적이 많았고요.
윈도우3.1을 알았지만, 그것으로도 마땅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그만두었더랬고요.
윈도우95와 PC통신이 나오기 전까지 놀이터에서 뛰어 놀았다가 한메일 계정을 만들게 되면서, 인터넷 그 자체를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이후에 인터넷 그 자체를 좀 더 편리하게 즐기고자 하는 차원에서 PC 업그레이드를 생각했던 것 같네요.
지금도 사실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습니다.

음악을 듣기 위해.
영화를 보기 위해.
메신저를 위해.
네트를 돌아댕기기 위해.

다만, 이것들을 좀 더 유용하고 편리하게 사용하고자 늘 더 나은 프로그램들을 뒤적거려 보는 것이고, 불여우나 아이튠즈의 경우에는 그런 선택의 결과 중 하나이겠지요.
다만, 불여우의 속도를 빠르게 하는 세팅 방법이나 스크립트 같은 것은 정말이지 싫어합니다.
프로그래밍의 프자도 알지 못하구요.


최근까지 잘못 생각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는 컴퓨터를 좋아해.'라고 말이지요.

이렇게 과거를 돌이켜보면,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잘 모르겠다라는 것이 문제겠지만요.
혹, 열정이 식어서 그런 것일지는 모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꾸벅~


2009.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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