햅틱2를 통해 본 블로그 마케팅

사실과 진실의 차이. 파워블로거, TNM, 햅틱폰.

이런 블로거는 인터넷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대충 정리해보면, 이렇다.
삼별 전자에서 출시한 햅틱2(2이든 1이든.)를 블로거들이 리뷰했는데, 사실은 후원받고 쓴 리뷰(라고 쓰고 광고라고 읽는다)였더랬다.
이 사건에 태터앤미디어 소속 블로거들(다수의 파워블로거들 포함)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후원받았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제 본론.

언젠가 태터앤미디어가 생겼고.
언젠가 파워블로거들이 자연스럽게 태터앤미디어에 종속되었고.
언젠가 그 파워블로거들이 단체에 속한 듯 하더니.
언젠가 그 파워블로거들이 같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사건을 보았을 때, 그 정점은 햅틱 시리즈가 아니었나 싶다.
(발단은 프라다폰으로 기억한다.)


내 기억에 의하면, 햅틱 시리즈가 그리(사실은 굉장히) 좋은 휴대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일반인들이 '햅틱'이라는 휴대폰 모델명을 기억하고 있었다.
마치 미국에서 아이폰을 상당수의 일반인들이 기억하고 알고 있는 것과 같은 현상이었는데, 결과는 같지만, 과정은 다르지 않았나 싶었다.
햅틱은 삼별의 엄청난 마케팅에 힘입어 알려지게 되었고, 아이폰은 디바이스 그 자체로 인해 알려지게 되었다라는 것이 내 주관이다.

내가 미라지를 구입했을 때도 휴대폰 모델명은 거의 모르실 법한 아부지께서는 "햅틱 사지 않고 왜 이걸 샀느냐"라고 하셨더랬고.
한 친구 녀석은 나에게 "나 요즘 어떤 휴대폰이 뜨는지 알아. 햅틱."이라며, 디지털에 관심 있는 나에게 대화 소재 거리라도 꺼내는 마냥 얘기했더랬다.
(뭐, 나는 "그렇구나."라며, 그냥 미소 띄워주었더랬다.)
그 밖에 몇몇 지인들도 햅틱을 자주 언급했다.

나는 그 사람들에게 대체 햅틱의 어떤 점이 좋았길래 추천하느냐라고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경험상 그래봐야 말만 길어진다는 걸 알기에. (...)


디지털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흐른 후, 파워 블로거들은 갑자기 단합이라도 한 듯, 햅틱 시리즈의 리뷰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도 햅틱햅틱 그래서 나도 좀 봐야겠다 싶어 보았더랬지만, 자세히 볼 필요도 없이 국내에 나오는 풀터치 폰들은 거기서 거기였더랬다.
햅틱 시리즈도 다를 건 아무 것도 없었다.

당연히 삼별에서 후원받은 것은 알고 있었다.
RSS 구독하고 있는 파워블로거들 중 몇몇 분들은 리뷰의 시작 부분에 후원을 언급했기에 당연히 알고 있었다.
아니, 만약 언급하지 않았어도 진실된 리뷰와 후원받은 리뷰는 느낌이 다르다.
물론 모든 리뷰를 그렇게 느끼지는 못하겠지만, 디지털 디바이스의 리뷰를 한두번 보는 것도 아니어서 금방 피부에 와 닿기는 한다.

그리고 논쟁이 터질거라 예상했다.
리뷰의 본질을 흐리는 블로거 몇이 보이기 시작했고, 심지어 파워블로거들 중에도 보이기 시작했다.
단점은 한줄, 장점은 열줄.
이미 리뷰가 리뷰가 아닌 글도 여럿이었다.

금방 논쟁이 터질거라 예상했으나 그렇지 않았다.
누군가가 문제제기를 해야하는데, 파워블로거 한명이 그런 것이 아닌, 태터앤미디어 소속 블로거들 전부가 움직이니, 메타 블로그에 글이 뜰 수 없었던 것 같았다.
게다가 검색 엔진에 햅틱 시리즈는 검색어 순위의 상위에 올라와 있었고.
글이 묻히는 것이 당연했다.
속으론 파워블로거분들 중 한분이 문제제기를 해주셨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물론 중간중간에 작은 논쟁이 생기기도 했고, 문제 제기도 있기는 했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후원 받고 쓰는 리뷰라면, 블로그의 그 자체의 의미를 흐리지 않도록 후원받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언급해야한다.

하지만, 과정은 다소 복잡하다.

첫째, 블로그의 글이란 RSS 구독으로 글을 보는 경우는 극소수일뿐, 검색엔진을 통해 들어온 다수의 독자들에 의해 읽히기 마련이다.
게다가 블로그의 글들은 블로그의 성격상 일반 커뮤니티의 글이나 포털 사이트의 글과는 달라서 글과 글 사이의 연계성이 극히 떨어진다.
때문에 리뷰에 쓰는 글 모두에 후원받았다는 사실을 언급해야 하며, 후원받을 때의 계약 조건에 언급된 부분 중 독자의 판단에 영향 가는 부분이라면, 그 외의 글에도 언급해야 한다.
예를 들어, 햅틱2의 케이스 리뷰도 계약 조건에 포함되었었다면, 케이스 리뷰의 글에서도 후원받았다는 사실을 언급했어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고 하는데, 나도 이 부분은 생각치 못했더랬다.)

둘째, 후원받은 사실은 글의 상단과 하단 모두에 언급해야한다.
역시 첫번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독자들은 검색 엔진을 통해 블로그에 방문하며, 독자의 판단에 영향 가는 부분이라면, 명확하게 언급해야한다.
명확하게 언급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상단, 하단에는 모두 언급하는 것이 명화하게 언급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 아닌가 싶다.




사실 누군가의 말처럼 이번 논쟁은 굉장히 사소한 논쟁이다.
블로그의 영향력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고, 블로그 수익 창출의 문제와 기업들의 블로그 마케팅 연구와 행동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앞으로 꾸준한 문제제기 역시 있어야 할 것이며, 후원을 받는 블로거 또한 신중한 리뷰를 작성해야 할 것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