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 S680.



친구끼리는 통한다고 했던가.
오늘 저녁이나 같이 먹을까하고 생각하던 차에 아침부터 전화가 왔다.
오.. 역시 친구는 다르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고, 아버님께서 쓰시는 랩탑을 포맷해주었으면 하는 전화였다.
뭐, 그래도 통하긴 통했다고 치고.. (...)


세팅 전에 물어봐야 할 것 세가지.

1. 백업 필요?
2. 백업 용량은?
3. 필요한 프로그램은?

백업 필요는 예스.
용량은 잘 모르지만, 4기가 정도 예상.
필요한 프로그램은 알아서.

오케이.

아버지의 외장하드가 잠시 내 손에 있기에 예전처럼 이번엔 백업을 어떻게 해줘야 하나..라는 고민 따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리고 길을 나서다 아차, 노트북 기종이 꽤 구형이었는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USB 1.1일 것이라는 추측을 했다.
2초 동안 다른 방법을 고민하다가 아, 랜으로 메인 PC에 백업해두면 간단하네..라는 생각으로 가던 길을 걸었다.


도착해 세팅할 랩탑부터 확인해보니, 이건 내 랩탑보다도 구형인 S680.
스펙은 CPU 펜3 500MHz(무려 메가 헤르츠.), 램은 384MB(그래도 램은 꽤.).
USB는 당연히 볼 것도 없이 USB 1.1.

그럼, 백업은 랜으로 당겨오는 수 밖에.

응?? 공유기가 없어??

눈 앞이 캄캄했다.
분명히 한달 전쯤에 공유기 문의를 했길래 구입하고 사용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나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 예비 공유기라도 챙겨오는 건데.

집에 갔다오느냐, 그냥 USB 1.1로 백업을 하느냐.

후자를 택했다.
그리고 백업할 데이터를 찾아내 용량을 확인해 보니, 5기가바이트.
외장하드에 복사를 시도하자 윈도우즈의 예상 시간은 150분.


...


오랜만에 만난 USB 1.1을 반가웠다. (;;)



이런 경우, 가장 힘든 것이 PC가 말을 듣지 않거나 상황이 내 멋대로 되지 않는 그런 것보다도 PC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현 상황이 어떤 상황인가를 설명해주는 것이다.
오늘의 경우에는 "이 랩탑에 장착된 USB는 매우 구형이야. USB 1.1이라고 해. 지금은 USB 2.0 쓰지? 느낌이 어떤 것 같아? 그래. USB 1.1이 마이 느려." 정도로 해결했다.
그리고 사실 더 이상 붙일 설명이 없기도 하다.
다만, USB 1.1이 얼마나 구형인지를 설명하는 데에 PC 역사를 조금. (...)



그리고, 윈도우즈 설치가 약 1시간 이상 소요된 것 같았다.
PC 스펙이 좋지 않다보니, 시간이 꽤 소요되었더랬다.

그리고 드라이버를 확인하자, 블랙에디션 답게 대부분 드라이버는 잡았는데, 사운드 드라이버가 말썽.
sec.co.kr로 들어가 모델명 검색 후, 윈도우즈XP용 사운드 드라이버 다운로드 & 설치.


응??
드라이버 설치 거부??

다시 설치. ;

이번엔 드라이버 설치 성공.
(좀 전에도 똑같이 했는데, 왜.)


응??
여전히 소리가 안나??


아, 재부팅이 필요한가.
응??
여전히 소리가 안나네.


구글링을 해보지만, 딱히 대안이 있지는 않다.

그래도 소리가 안나게 할 수는 없는 것.
마지막이자 이것 안되면, 집에 갖고 가서 해결하겠다는 심보로 윈도우즈98용 드라이버 설치.
재부팅.

아.. 그 상쾌한 윈도우즈 시작음이 들리지 않네..

..라고 생각할 때쯤, 경쾌한 시작음이 울려퍼졌다.

만세.


근데, 왜 윈도우즈98용 드라이버가 설치 가능하며, 그제서야 소리가 나는지는 의문. ;





여하튼, 이렇게해서 겨우 랩탑 세팅하는 데에 백업 시간을 초함하여 6시간 이상을 소비하고 왔다.

마소에게 부탁하지만, 윈도우즈7은 포맷이 필요없는 OS가 되길 바란다.




200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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