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6잔님의 실시간TV 프로그램



(이미지는 올릴 것이 없어서. (...))


어제 집에 오는 길에 버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울하니, 이제 헛 것을 듣나보다 하고는 그냥 모른 척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아니었다.
그건 분명히 이수영의 목소리.
그것도 게스트가 아닌 DJ를.


미라지에서 네트에 접속해 어떻게 이수영이 라디오 DJ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았으나 아는 이가 그리 많지는 않아보였다.
구찮지만, 다음 이사사(이수영의 사랑하는 사람들) 카페에 접속!


다들 이미 알고 있어. (...;;)


사연은 박경림이 출산으로 '별이 빛나는 밤에'의 DJ를 못하게 되자, 임시로 잠시 DJ를 맡은 것.


기사: ‘별밤’ 박경림 14일 부터 출산휴가, 이수영 대타 투입


그런데, 다음 기사.

‘득남’ 박경림, 출산휴가 마치고 ‘별밤지기’ 복귀



여하튼, 나는 헛 것을 들은 것이 아니었고, 이수영은 잠시나마 DJ를 맡고 있었다.
나는 역시나 늘 그랬듯이 뒤늦게서야 소식을 알고 라디오를 듣고 있다. ;



중3 시절에 이수영의 감성시대 시절에 라디오를 조금 들었던 적이 있다.
그 때, 교통방송의 올드 팝송 라디오도 듣고 그랬는데, 당연히 들었던 노래들의 제목은 기억나지 않고..

여하튼, 당시 제법 늦은 시간인 12시부터 2시까지 생방송하던 프로그램이었는데, 내가 듣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프로그램이 막을 내렸다.
고거이 2003년 4월 쯔음.

잠깐이었지만, 때마침 구입했던 라디오 최강 머신 mp3p, IFP-395T로 즐겨 들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즐겨 들었다고 했지만, 학원에 박혀있다가 1시 쯔음부터 들을 수 있었던 것 같고..

여하튼, 그 때 참 좋았다.
노래라곤 가수라곤 음악이라곤 이수영 밖에 모르던 시절이었고, 이수영의 목소리만 들으면, 흐뭇했던 시절이었다.
그냥 웃음이 나오던 시절이었지.
그 땐 뭐, 1,2,3집이 명반이고 4집은 과도기이고 이런 평 따위조차 내리지 않던.
그런 어쩌면 순수하던 시절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프로그램이 막을 내리면서 많은 이수영 팬들이 안타까워했고, 이수영 팬이 아닌 라디오 애청자들도 이수영의 푸근한 목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면 안타까워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실제로 그 다음에 누군가가(아마 최정원이었던가) 맡은 후, 청취율이 급락하고, 끝내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후, 이수영은 팬들과 인사도 하고, 일본에도 가고.
나는 그 동안 자우림과 크라잉넛에 빠지고.
이수영은 다시 돌아와 음반도 내고 하는 것 같더니, 스페셜 음반만 주구장창 흘러 나왔고.
후에는 알고 봤더니, 기획사와의 마찰이 끊이지 않았고.
겨우 자리 잡혔나 싶었더니, 이번엔 새로 자리 잡은 기획사와의 마찰이 있었고.
그리하여 2년만에 8집, 내려놓음이 나왔던 것이었다.

당시 나는 겉으론 악평을 쏟아냈지만, 사실 속으론 이수영이 돌아와준 것만으로도 나는 매우 감사했고, 고마웠다.
이수영은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라디오 DJ를 맡은지 6년이 흘러 잠깐이지만, DJ하는 이수영의 목소리를 들으니, 이유 모르는 포근함을 느낀다.



2009.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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