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아.

매니아가 뭘까?

이전 블로그에서도 그렇게 매니아와 매니아가 아닌 일반인들과의 차이점에 대해 써댔는데, 결국엔 답을 찾지 못했다.
뭐, 사실 쓸떼없는 것이기도 하고.

하지만, 분명 그 경계가 애매모호함은 확실하다.
단순히 열정만 갖고 있음을 매니아라 부를 수 있을까?
아니면, 열정과 지식을 갖고 있음을 매니아라 할 수 있을까.
아니면, 팔방미인급인 열정과 지식과 신정보들을 갖고 있음을 매니아라 할 수 있을까.
동호회에서 활동하지 않으면 매니아라 할 수 없는건가?
아는 척 하면 매니아라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진실로 많이 알고 있어서 뒷짐 지고, 서 있으면 매니아라 할 수 있을까.

계속 '매니아'라는 단어를 쓰고 있지만, 이를 바꾸어서 '아마추어'라고 해도 여전히 답은 나오지 않는다.
프로와 아마추어는 경계는 확실하다.
그 분야에서 밥 먹고 살고 있음, 프로인게고, 고거이 아니믄 아마추어이지.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넘어갈 때에 대부분(!) 열정이 사그라든다고들 하지 않던가.

하지만, 아마추어와 일반인의 경계는 상당히 모호하다.
단지 디지털 매니아들(해외에선 이를 Geek이라 칭하고.)만 언급했으나 보다 일반적인 시각에서 누가 "난 산악인이야."라고 얘기했다 쳐보자.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사람 지리산 종주 한번 해놓고 이리 말한다고 하면, 이 사람 산악인이라 인정할 수 있을까?
(여기서 그게 뭐가 중요해! 라고 하면 가뿐히 오른쪽 상단의 X버튼을..)

그런데, 다른 어떤 사람이 "난 진짜 산악인이야."라고 말했는데, 알고 보니, 산을 좋아하나 많이 타지는 않았고, 이제 막 취미로 들이기 위해 각종 산악 용품들을 구입했다 쳐보자.
이 사람은?

그런데, 또 다른 한 사람이 "난 산을 조금 좋아하지."라고 말했는데, 이 사람은 산을 좋아하기도 하고, 암벽 등반 경험도 상당하고. 그런데 산악 용품이 너덜너덜하다고 쳐보자.
이 사람은?

그냥 다 아마추어, 산 매니아라고 하면 되는건가?


이런 쓸떼없는 생각을 오늘 다시 하게 된건 바로 아래 캡쳐 이미지에 있다.


키보드매니아에서의 댓글.



오늘 내 키보드, 울트라나브의 휠 스크롤 문제를 2년간 방치하고 있다가 이제는 해결을 해야겠다 싶어서 구글링을 하다가 나오지 않아 키보드 매니아분들에게 물어보기 위해 키보드매니아를 들렀다.

팁게시판과 몇몇 게시판에서 울트라나브를 검색하다가 한 글을 누르고, 그렇구나 하고 지나치려는 순간에 저 댓글을 보았다.
(다소 양해가 될지도 몰라 닉네임은 모자이크 처리를.)

아범 매니아로서 쪽팔립니다라..

아이비엠의 랩탑군이 충실한 제품들이었기 때문에 아이비엠 매니아층이 두텁다는 건 디지털 매니아라면 누구나 아는 통설이다.
실제로 Thinkmania라는 사이트가 유명하기도 하고.
아마 노트북 커뮤니티로는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리뷰 사이트를 제외하고.)

때문에 아이비엠 랩탑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실로 자부심을 갖고 쓰는 사람도 상당했으나, 그건 수십억년 전에 씽크패드가 정말로 유명하고 삼사백만원 할 때의 얘기지, 지금은 그닥 그렇지도 않다.
(여기서 재미난 것은 IBM의 PC사업부가 중국기업 레노버로 넘어간 뒤로 이미지가 변했다는 것.)

근데, 매니아로서 쪽팔립니다라.
저게 논리가 있고, 앞뒤가 있는 얘기인가?
게다가 내가 보기에 본문이 그리 엉성하지도 않았는데.
(울트라나브의 약한 클릭 버튼에 종이를 넣어 강하게 만들자는 팁.)


뭐, 저 사람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을 수도 있으나 실로 상당히 많은 매니아들이 저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특히 파코즈와 같은 곳은 파코즈 공대라고도 불리며 많은 매니아들이 자아 도취에 빠져있다.
물론, 나도 그런 과정을 겪어왔더랬고.


조금 생각해보자.


200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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