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신형 인이어버드
앞서 벨킨 USB 충전기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팟을 서산으로 가져간다는 이야기를 했더랬다.
그 이전에 CDP를 들으면서 밤에 듣자하니, 볼륨을 올리고 싶어도 높디 높으신 선임들이 있으니, 볼륨을 높일 수가 없는거라.
그래서 그 때 생각에 나중에 커널형 하나 집어와야겠다..라고 생각했더랬다.
아이팟을 가져갈 기회가 생겼고.
냉큼 가져가야지 싶은데, 그 커널형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커널형하면, er4p지.
제대로 들어본 바가 없지만, 그래도 알려진 바에 의하면, 고음역대를 이길 수 있는 이어폰이 없으며, 행사도가 굉장하다고 알려진 정가 20만원대의 제품이다.
er4까지는 제조사인 '에티모틱 리서치'의 약자에 숫자 '4'를 붙인 것이고, 뒤의 p는 '포터블'의 p 이다.
굳이 포터블이라 붙인 것은 er4s라는 제품이 있는데, 더욱 고가이며, 앰프를 물렸을 때에 자신의 소리가 나오는 제품이라 한다더라.
뭐, 요로코롬한 이어폰이 있는데, 사실 다가가기 힘든 가격인데다가 외박 나와 밥값이 없어 공부하면서 일을 하고 있는 친구 녀석을 보니, 이게 아닌거라.
그래서 한숨 한번 쉬면서 그래도 커널은 필요하다면서 나와 적절한 합의를 본 나는 신형 인이어버드를 선택했다.
물론, 중고였다.
지하철역에서 직거래가 성사되었고, 지하철을 타고가면서 바로 귀에 물려버렸다.
커널형은 외부 소리를 더욱 차단하면서 작은 음량으로도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므로 지하철이 가장 뛰어난 실험 공간이라 생각했다.
난 사실 구입 전에는 애플이 신경 써서 만들었으니, 가격만큼의 소리는 아니더라도 그냥 이어버드 정도의 소리는 내어주겠지 싶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커널형 특유의 답답한 소리는 신형 인이어버드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버드가 갖고 있던 탕탕 쳐주는 드럼 소리를 인이어버드는 '탕' 소리가 아닌 '퉁'으로 뭉쳐버리고 말았다.
커널형의 한계라 알고는 있었지만, 이게 아니었다.
그리고 머리가 아파왔다.
어지러웠고.
그래서 다시 놓아주기로 결심했다.
그 후, 집에 돌아와 다시 들어보았고, 그 나름대로의 매력은 알았으나.
그나마 후련하게 내어주는 이어버드의 저음이 훨씬 매력적이었고, 커널형 특유의 답답한 소리는 여전했다.
그래서 다시 놓아주었다.
그렇게 나와 신형 인이어버드는 끝이 났다. :(
이번에는 그냥 이어버드 들고, 서산으로 가야할 것 같다.
2010.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