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일 정리의 결과물.
(사진을 위해 여기저기 뿌려놓았을 뿐이다.; )

무언가를 정리한다는 건 늘 흥미로운 일이다.
'정리'한다는 건 그만큼 무언가를 생산했다는 의미가 강하고, 그 의미인 즉슨, 무얼 했든 간에 기록이 남았다는 증거이다.
무어 소비했다는 의미도 없지 않으나, 그건 어떻게 자료를 남기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여하튼, 몇일 되지도 않는 매 휴가 때마다 누구한테 '나 요거요거 했다.'라고 자랑할 만한 건 하지 못하고 있지만, 내 나름대로 나 자신에게는 꼭 했어야 할 일을 하고 왔다라고 자부할 만한 것은 하고 있다.
그러니까 어디가서 큰소리 치지는 않고, 여기 블로그에만 소소히 끄적거리고 있는 것이다.
기록이란, 언제나 중요한 것이니 말이다.


이번 휴가 때의 목표는 앞선 글에서 끄적거렸듯이 지난 1년간 쌓아온 스크랩이나 메모, 아이디어, 음반, 독서 등을 새로이 정리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 저번 휴가 때에는 기초 작업과 기본 틀을 완성시켰고, 덕분에 모든 내가 생산한 글들과 스크랩 등을 디지털화시켜, '구글 문서도구(Google Docs)'에 넣는 데에 성공했다.
이번 휴가 때에는 이를 조금 다듬어서 통일시키고, 서산으로 가져가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벽을 넘어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서산에서 군생활을 하다가 문득, 아이폰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서둘러 수첩에 적어두고, 생활관에 와서는 Pro-Pad 종이에 이를 구체화해서 끄적거린다.
그리고 휴가 때, 이 종이를 챙겨와서는 집에 둔다.
그리고 돌아온다.
서산에 돌아와서는 그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는 것조차 잊어버린채, 더 이상의 응용이나 활용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다.

하지만, 만약 휴가 때, 이를 화일철해서 다시 부대로 가져가서 때때로 그것들을 다시 보고나면, 그것을 응용한 아이디어가 새롭게 떠오를 수도 있고, 또 다시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혹여나 종이를 잊어버렸다 하더라도 집에서 구글Docs로 기록해두었으니, 걱정할 것이 없고, 군부대에서도 사이버지식정보방이란 것을 통해 네트로 접속해 집에서와 똑같이 그 문서를 볼 수가 있다.
이것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벽을 넘어보고자 하는 내 노력의 일환이다.


나는 애초부터 메모광이었기에 수시로 메모를 하는 것은 운전병이었다해도 그닥 어렵지 않았다.
라디오를 듣다가 괜찮은 음악이 나오거든 최대한 노래 제목을 기억해두었다가 차가 정차할 때 쯔음에 수첩에 그것을 메모하고, 그렇지 못하면, 가사라도 적어두어 휴가를 나와 네트로 그 음악을 찾아보는 편이다.
또한, 그 메모를 한 라디오 채널과 날짜 시간까지 기록해두어서 네트에서 그 곡을 찾는 데에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다.

이번에 찾은 곡 중 하나는 Yanni의 'Once Upon a Time'이라는 클래식 곡이다.
수첩에 해둔 메모로는 날짜와 시간이 적혀 있고, '경쾌하고 영감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과 '클래식, 피아노, 하프?'라는 메모가 적혀 있다.
그리고 '다~ 단다다...'라고 적혀 있다. (...;;; )

가사 한 줄 없는 이 곡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TJB의 홈페이지로 들어가 그 프로그램의 페이지의 선곡표에 그 날짜를 찾아 들어가 그 시간대라면 몇 번째 곡일까..를 대충 짚어서 구글링해보면, 답이 나온다.
그 페이지는 아래 링크와 같다.
그리고 그 제목으로 유튜브 영상을 찾아냈다.


그리고 그 유튜브 영상에서 mp3를 추출해내는 웹서비스를 이용해 mp3로 추출하였고, 내 아이팟에 동기화되었다. :)


이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접해온 음반과 독서 목록도 데이터베이스화하였다.
독서 목록이야 앞선 글에서 포스팅하였지만, 음반 목록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음반 목록 역시 CDP만 부대로 가져갈 수 있었던 시절에 음반을 잃어버릴 것 같아 적어두었던 것이 시초가 되어서 시작되었는데, 내친 김에 내가 갖고 있는 음반들을 목록으로 만들어 몇 장의 음반을 갖고 있는지 세어보자..해서 진전이 되었고, 꽤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 역시 구글 문서도구인 구글 독스를 이용해 작업하였고,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해 자동으로 갖고 있는 음반의 개수와 구입 가격 등을 매겨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구글 독스의 기능인 '폼'을 이용해 폼에 아티스트명과 음반명, 가격 정도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내 스프레드시트에 입력 시간과 함께 기록이 된다.
이제는 내가 음반을 언제 구입했는지 궁금해하지 않아도 된다. :)

그리하여 내린 결론은.
내가 소장하고 있는 음반은 총 67장.
지금까지 음반을 구입하는 데에 들인 돈은 총 308,200원이 된다.
단, 돈은 이전에 구입했던 음반들의 구입 가격을 알고 있는 것들만 입력하였기 때문에 저기서 최소한 10만원은 더 더해야 할 듯 싶다.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나는 보통 음반의 1/2 가격으로 음반을 수집한 격이 된다.
그 동안의 계획이 성공했다. :)


이전에 작업했던 '소장 음반 목록'과 지금의 결과물.


앞선 글에서 포스팅했듯이 독서 목록도 보다 구체화하여 서산에 보관하고 있는 책의 개수와 집에 있는 책의 개수, 읽은 책의 개수를 자동으로 계산해 숫자로 나타낸다.
또한, 읽지도 구입하지도 않은 책들은 굵게 설정하고, 주석을 붙여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나 참고 글 따위도 붙여두었다.
음반 정리 때와 마찬가지로 구입 가격을 붙여 알뜰하게 책을 구입하고 있는지도 표로 나타내고 있다.
더불어 ISBN을 앞서 설명했듯이 앞으로 ISBN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다 많은 검색과 소통을 이루는 것이 목표다.


왼쪽의 이전 '독서 목록'과 지금의 결과물.


포스팅 끝.


덧붙임.
1. 누군가 외박 때 무어 했느냐고 물어보면, 블로그 가보라고 할까보다. :P


2010.09.29.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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