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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7일자 포스트.


2007년 1월에 구입하여 2008년 12월에 미라지를 구입하기 이전까지.
근 2년 가까운 시간동안 레이져를 사용하였다.
예전 블로그의 포스트를 보니, 레이져를 처음 구입했을 때의 느낌도 생각난다.
역시 글이란건 보조 기억 장치.


레이져를 처음 구입할 때엔 그런 생각이었다.

단지 전화만 되면 돼.

구입 후, 당분간은 그 취지에 맞아 떨어졌었다.

일정 관리는 아날로그의 다이어리으로.
사진은 늘 갖고 다니던 디카, W1으로.
동영상도 역시 늘 갖고 다니던 디카, W1으로.
음악 감상 역시 늘 갖고 다니던 하드피, NW-A3000으로.

게다가 이전에는 그 두껍디 두꺼운 V4400을 들고 다녔기에 얇디 얇은 레이져는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휴대폰이었다.
폰카라 치고서라도 카메라의 화질이 좀 불만이긴 했어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더랬다.


하지만, 언제부턴가인지 전화기로써의 기능조차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처음에는 이전 휴대폰에서 보기 힘들었던 스피커 기능이 참 마음에 들었고, 그 기능은 레이져가 12월 자기 역할을 모두 하기 전까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기능이었다.
문제는 전화기의 두번째 기능인 문자 메세지 기능이었고, 그 연장선상의 문제인 메모 문제였다.

처음에는 적응의 문제라고 생각했고, 내가 조금 느린 것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모토로라의 키패드 형식은 한글로 각인된 키패드 형식 중 가장 최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적응의 문제도 문제이지만, 가장 큰 오타율을 자랑하는 키패드 형식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고, 실제로 네트를 돌아다니다 보면, 모토로라의 키패드에 많은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애니콜의 천지인과 싸이언의 이지한글에 비해 나을 것이 없을 뿐더러 오히려 조잡한 방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속도도 나오지 않기 때문.

문자 메세지야 내가 기능을 많이 쓰는 편은 아니어서 그럭저럭 넘길 수 있었지만, 뒤에 따라오는 메모의 문제는 시급할 정도였다.
기억력의 문제로 항상 메모를 즐겨 할 수 밖에 없는 나는 휴대폰을 처음 받을 때, 기본 메뉴를 수정하여 메모 기능이 상위에 오도록 조정하는 편이다.
물론 레이져가 왔을 때도 어김없이 그리 했었더랬다.
하지만, 레이져의 키패드는 적어도 나에겐 메모 기능을 사용하기에 도무지 난해한 구조로 되어 있어 많은 시도를 거치다가 결국 포기하고, 종이 메모장을 따로 갖고 다니게 되었더랬다.
메모장을 갖고 다니면서 늘 이게 뭐하는건가..라는 생각을 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2007년 말부터 2008년 말까지 나는 전화기로써의 휴대폰도 그닥 큰 의미가 없었기에 바꾸고픈 마음은 있었지만, 의지는 없었다.
2008년 7월 쯔음에 돌연 레이져의 스피커가 고장나면서 단순 전화기로써의 역할도 충실히 하지 못했지만, 레이져의 스피커폰 기능과 전화가 올 때마다 이어폰을 꽂음으로써 대충 그럭저럭 해결했다.



2008년 12월.
미라지를 구입하면서 레이져는 자신의 역할을 끝내고 침대 밑으로 V420과 V4400들과 함께 긴 잠에 들어간다.
사실, 미라지를 구입하고서도 2주 정도를 해지하지 않았더랬었고, 해지 후에도 미라지의 알람 기능에 문제가 있었기에 레이져의 그 쩌렁쩌렁한 스피커를 이용해 모닝콜 기능으로 레이져를 사용했더랬다.


비록 100% 만족하지 못했고, 정도 그리 많지 않지만, 레이져는 마지막까지 충실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정은 없지만, 사람의 손을 거쳐가는 기기들이 모두 그러하듯, 체이져에도 내 추억과 기억은 남아 있을터.

누군가 문자 메세지를 주고 받으며, 즐거웠던 기억들.
마음에 비수를 꽂으며, 아려왔던 기억들.
목소리를 들으며, 반갑거나 답답하거나 즐거웠거나 슬펐던 기억들.
등등..


미라지에 오픈소스 알람 프로그램을 설치하면서 레이져가 마지막까지 맡았던 역할은 이제 쓸모가 없게 되었다.
이제 안녕. 모토로라 MS500, 레이져.


사진.



모토로라 MS500, 레이져_폴더를 닫고.




모토로라 MS500, 레이져_폴더를 열고.




모토로라 MS500, 레이져_바탕화면은 끝까지 매트릭스의 오프닝 화면.




모토로라 MS500, 레이져_레이져의 거치.



모토토라 MS500의 거치대는 그야말로 굿.


모토로라 MS500, 레이져_레이져와 .




200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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