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블로그 포스팅이 뜸했다.
개인 블로그여서 RSS를 구독하는 사람도, 북마크해두고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도 없을테지만, 그래도 항상 여기 블로그는 내가 불여우를 실행시키면, 가장 먼저 방문하는 웹사이트다.
덕분에 블로그에 적히는 댓글은 거의 즉각적으로 답글을 끄적거렸다.

그 동안 개강으로 인해, 바쁘다는 핑계로 포스팅을 하지 않았다고 믿었는데, 그런게 아니라 사실 아래의 포스트가 항상 신경쓰였다.

2009년 2월 23일 3시 51분에 끄적거린 아래 글은 잠깐 끄적거린 뒤에 애써 공개하지 않고 비밀글 처리해두었는데, 관리자 모드로 들어가서 블로그를 들어오면, 항상 아래 포스트가 보여서 지우자니 뭐하고, 공개하자니 뭐하고 하는 이유로 찝찝해하던 참이었다.

하지만, 그 뒤에도 저 포스트가 앞으로의 포스팅을 가로 막는 것 같아 그냥 공개처리하기로 하고, 밀린 마가린 포스팅을 처리했다.
별 내용도 없는 포스트인데, 그냥 내심 한 구석이 찜찜해서 공개하기 싫었을 뿐이다.

스킵.




그래. 유일한 대안은 음악일 뿐. :)

유일한 대안은 음악일 뿐.

나에게 '특이하다'는 말이 여전히 익숙치 않나보다.
그냥 스쳐가면 될 것을 수년째 듣는 말인데도 여전히 속 안에 꿍 박힌 것이 영 익숙치 않다.

역시 유일한 대안은 음악일 뿐.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데, '나'란 인간만 그렇다는 전제가 어디선가 날아오면, 전혀 논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머리 속으론 아무렇지 않은데.
결국, 속은 그렇지 않은 듯 헛구역질이 연속되어지고.
머리 속은 아득해진다.

오히려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해 그로 인한 또 다른 고민이나 스트레스 따위가 겹쳐 와 당황스럽게 되기까지 한다.

오히려 내 쪽이 훨씬 더 논리적이기에 손해볼 것 없으나.
왜 하필 대부분이라는 말에 그렇게 집착을 하는지는 나도 알 수 없다.

여전히 '다수'가 그렇다는 것은 두려움의 대상이긴 한가보다.



그래서 결국에 나는 또 다시 네트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여기에 있으면 모든 것이 완벽하고 논리에 어긋나는 것이 없다.
주장이 있으면, 합당한 근거가 있고, 그렇지 않으면 무시하면 그만이다.
나와 다른 의견이나 주장이라도 그에 합당한 근거가 있고, 내 논리가 틀렸다면, 나의 생각을 고치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나 사실 어려운 일은 아니다.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

다만, 오프라인에서는 왜 무시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나와 가까운 사람들의 말이어서가 아닐까.



여전히 나는 가족들과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알고 있다.
가족들이 다 같이 TV를 놓고 보면서 웃을 때에 나는 TV 앞에 있지 않고, 있더라도 같이 웃지 않는다.
왜 나는 저 장면에 웃음이 나오지 않지?


나는 어릴 적부터 갖었던 작은 바람인 한달에 한번은 가족끼리 영화보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그냥 영화보는 것 말고, 영화 보고 같이 얘기를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는 것.
그것을 원하고 있지만, 나만의 바람인 것 같다.
굳이 영화가 아니어도 되는데.
그냥 평소에 보던 드라마를 갖고 해도 나는 열심히 볼 의향이 있는데.
그냥 보고 웃고 돌아서면 끝이라는 것이 나는 영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



나도 내가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잘 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지금도 85년에 데뷔한 이선희의 음악을 듣고 있고, 노래방에 가서 친구 녀석들이 하는 노래를 나는 당췌 알 수가 없다.
물론 아는 노래지만, 나는 모르는 노래다.




이런 포스팅 안하기로 해놓고, 왜 하고 있는건지.


(2009년 2월 23일 3시 51분 비밀글 등록)





2009.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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