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면회다.
친구 녀석은 강원도 화천군의 사창리의 79연대 2대대라는.
그러니까 한마디로 이기자 부대라는 유명한(;;) 부대에 있지.

아마, 오늘이 나에게 첫번째 면회 경험이 될꺼다.
뭐, 그 녀석에게도 친구 녀석은 처음 면회가 간 경험일테고.
여하튼.

조금 딴소리지만, 가니까 녀석의 선임들이 날 가리키며, "쟤, 또라이 아니냐?"라고 했댄다.
저렇게 친구 한 녀석이 대책없이 오는 애는 처음 봤다나 뭐라나.
왜 왔냐고 물어보랬다던데, 친구 얼굴 보러 오는게 이유가 안되나보다.
여하튼.

험난한 여정이었다.
인천터미널에서 직통이 없으므로 서울동부터미널을 거쳐서 가야 하는데, 또 강변역까지 가기 위해선 지하철을 2시간 가량은 타고, 버스를 또 2시간 가량 타야 하므로 결코 짧은 여정은 아니었다.
(돈도 돈이고..(...) )

여하튼.
사진과 함께.



신도림역 테크노마트.

신도림역에서 2호선을 갈아탄다.


강변역 비둘기.

오랜만에 만난 아침 겸 점심을 먹는 쥐둘기들과 인사를 나누고.


사창리행 버스 승차권.

난 사창리행 버스를 탔다.


레쓰비.

레쓰비 한잔과 함께.
동전을 따로 가져가서 가계부엔 기록하지 않는다.
(이러면 왠지 돈 주은 느낌.;; )


강원도.

열심히 타고 가다가 계곡을 넘는데, 이리 아찔할 수가 있나.
아직 면허 경력 2년이 되지 않아 법적으로도 초보 운전자인 나는 아찔할 뿐이다.
그래도 인천은 나름 다닐 줄 아는데.. (...)


강원도.

강원도의 산줄기여.

미라지에서 여기를 지나가면서 사진을 찍어 올릴라캈더니, 되질 않아서 좌절하고 글만 올린 것이 앞 포스트에 있다.


강원도 산자락.

역광도 아니고, 역광이다.

원래 험난한 길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



다음은 오는 길.
부대 사진을 좀 찍고팠으나 당연히 촬영 금지.


사창리에서 춘천행 버스 승차권.

돌아오는 길엔 택시 아저씨께서 인동? 동인? 뭐였더라..그..
여하튼, 거기로 거치면 인천으로 갈 수 있다고 하셨으나.
미라지로 웹검색을 해본 결과 시간표가 맞지 않아 다시 생각해 춘천에서 가면 인천 직행을 갈 수 있음을 생각하고, 또 때마침 시간표를 보니, 아다리가 맞아서 가도 되겠다 싶었다.

역시 미라지는 좋다.
..가 아니라 내가 잘 활용하고 있다. ;;


춘천에서 인천행 버스 승차권.

자, 6시 50분, 인천행 버스를 타고.


잠깐 눈을 감았다 떠보니, 8시 쯔음이 되었길래 이제 서울에는 왔겠네 싶었는데, 눈이 오는기라.
오, 서울에는 눈이 오나 싶었는데.
평창이라고 하데.
평창 맞나.
여하튼, 아직도 강원도인기라.

그리고 9시면 도착해야했을 것을 11시 30분이 되어서야 도착했다.
버스가 정차중이었더랬다. ;


원래 휴게소를 경유하지 않는데, 이례적으로.
휴게소에 내려보니, 적어도 2,3cm는 쌓인 것 같드만.
여하튼.



면회를 가고, 오는 길에는 아이팟과 미라지로 거의 지루하지 않았다.
물리치료 받을 때 보기 위해, 아이팟에는 신세기 에반게리온 26편이 고대로 들어있고.
오늘을 위해 라따뚜이를 인코딩시켜 넣어두었더랬다.
그러나 라따뚜이가 음성과 영상이 맞지 않는 바람에 감상은 실패.
에반게리온은 예전에 공각기동대를 볼 적에 본다본다 벼루고는 보지 않아서 이제와서 보는 중.
친구 녀석의 평으로는 공각기동대 못지 않은 철학을 보여준다는데..
내 추측에 그 녀석 공각기동대를 보지 않은 건 아닐까라는.. (...)

가는 길에는 아이팟으로 영상과 음악 감상을 하고, 오는 길에 책을 볼라캈는데.
오는 길에 보니, 캄캄한 밤이어서 참 바보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인천행 버스엔 형광등을 죄다 켜놓기도 했고, 아이팟이 지겨워져서 책을 읽었지.


여하튼, 미라지로는 웹서핑을 잠깐 하기도 하고, 오늘 버스비를 임시 가계부에 기록도 하고, 뭐 구시렁구시렁.
막상 휴대폰으로써의 기능은 다른 친구 녀석들에게 "나 면회가니, 전화 대기하라."라는 명령(;;)을 내릴뿐. ;;
미라지의 애칭은 원래 '울트라 메세지폰!'인데, 나한텐 그닥 의미있지 않다. ;

그래도 미라지는 잘 써먹었다.
미라지에서 웹서핑으로 네트에 접속해 춘천 터미널, 사창리 터미널 등의 시간표와 요금 등을 뒤적거려 잘 써먹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미라지가 없었으면 아마, 잘 모르니까 가지 말고 그냥 동서울로 가야지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난 모험을 싫어하거든.


여하튼, 도착은 했는데, 역시 거북이라는 별명이 괜히 있는게 아닌기라 2시 쯔음에야 도착을 한기다.
늦장을 피운게지. 끌끌.
아, 그래도 간기 어디야.ㅋ'

갔는데, 또 나는 사창리 터미널에서 그래도 면회인데, 먹을거리 조금.
김밥과 떡볶이를 살라했는데, 이렇게 촌바닥일줄.
터미널 화장실에 물이 나오지 않아 궁시렁거리면서 나왔다. ;;
그래서 그냥 택시 타고 후루루 가버렸지.

가서 여차여차해서 피자를 주문해서 먹고.
과자 한뭉탱이로 먹고.
뭐, 먹는 게 대수지.

아, 그러고보니, 덤앤더머가 맞나보다.
피자를 시켰는데, 부대 안으로 올 수 없으니 내가 나가야 하는데, 우리 둘다 시켜놓고 5분만에 까먹었다가 전화 받고 막 뛰어 나갔는데, 지갑이 가방에 있어서 우왕좌왕.
뭐, 피자 먹었으면 됐지무얼.

...


전화로는 할 얘기가 많다고 하지 않았냐라길래 그랬나? 한번 떠주고.
생각보다 시덥지 않은 얘기를 쭉 하다가.
내가 이러이러해서 이러이러 했더라.
했지만.
역시 부대 안과 현실 세계의 벽은 넘사벽인가.
무언가 한계가 있음을 직감하고, 입을 닫았다.
뭐, 또 딱히 시간이 많지도 않아서 얘길 꺼내려고도 못했다.

재밌던 건 그 녀석 메모장 보는 것이 내 취미 중 하나인데, 오늘도 역시 쓴소리 하나.

나: "야, 한자 1급이 장난인 줄 아나. 이거 전국에 몇 명 없는 유물 따위인거라. 목표는 이제 나이가 되었으니, 현실적으로 적어야지. 한 5급이라 적었음 내 말도 안하지."

녀석: (전화중.)

나: "그리고 연애 해보기. 이런건 왜 적은거여? 이런 것도 인생 목표인가? 재밌는 녀석이여."



그런데, 오, 재밌던 것이 그 녀석 메모에 '언니네 이발관'이 있더랬다.

나: "오! 너 어떻게 언니네 이발관을 아나? 이야, 너 역시 나랑 뭔가 있나보다야."

녀석: "아, 그거 TV에선가 어디에선가 봤는데, 듣고프더라구. 거기 내 나중에 읽고픈 책 이름도 있고, 영화도 있고 그래."

나: "안그래도 내가 어제 다른 노마한테 언니네이발관 얘기하면서 우리나라 가요계 비판하느라 힘들었다. 아, 이건 딴소리. 근데, 어쨌든, 요 밴드 정말 딱이드만. 아니, 멍청해. 여려. 너무 여려. 그래서 나한테 맞나봐. 이런."

녀석: ?

나: "헛소리고, 내 엠피에 있으니, 이따 한번 들어나봐."

뭐, 늘 그렇듯이 들려주지 못하고, 나왔는데, 아마 지금 생각해보니, 그 녀석 휴가 나왔을 때, 내가 언니네 이발관 얘기를 꺼내었던 것 같다. ;;
내가 보기에도 덤앤더머가 맞다. ;;



여하튼.
그렇게 다녀왔다.
험난한 여정이었지.

아, 추가로.
강원도를 가면서 당연히 국도도 타고, 고속도로도 타는데.
나는 자꾸 자전거 여행할 적이 떠올라 아찔한 생각만 들었다.

'아, 강원도는 안오길 정말 잘했구나.'
'강원도 탔으면 정말 죽었을지도 모르겠어.'
'이야, 이 정도 갓길이면 조금 위험하지.'
'이 정도면 끌고 가도 힘들어.'

이런 식.
동시에 '아, 내가 대체 어떻게 여행을 하고 온거야?'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웃음 아닌 웃음이 나와 당황스러웠다.

여하튼.
오늘 얘기는 요거이가 주가 아니므로 여기서 끝.
짧은가?


2008.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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