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아, 안해' 였더랬는데, 너무 성의가 없는 것 같아 흐리멍텅하게 제목을 지어보았다.)

아 머리에 짜증이 고히 쌓여 밀려오는누나.



내가 작년과 올해에 네트를 돌아다니며, 고등학교 모의고사 파일들을 찾아다녀보니.
정말 모의고사 파일들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네이버나 다음에서 카페 몇가닥을 알아 구하기도 했으나 그것조차 쉽지 않았고, 그 누구도 깔끔하게 정리해준 이가 없었다.
나 스스로 황당해하기도 했고, 교육청에서 해줘야할 문제를 왜 개인들이 카페를 차려가면서 모의고사 파일들을 정리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정작 교육청들은 이를 모를테지.

당장 2008년 모의고사만 봐도.
3월에 서울시.
4월에 경기도.
6월에 평가원.
7월에 인천시.
9월에 평가원.
10월에 서울시.

그럼, 학생들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교육청 홈페이지와 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를 다니면서 파일들을 구해야 한다.
거기서 또 문제는 이들 사이트가 100% 완벽하게 파일들을 제공하지 않아서(대충 제공해서).
파일들이 엉켜있거나 정답지가 없거나 한과목이 빠져 있거나 하는 등의 문제도 있다.

더군다나 가장 큰 문제는 이들 자료실이 교육청 홈페이지에서 당췌 찾기 어렵다는 게지.
웹의 근본 정신은 공유인데, 이 공유를 이리 어렵게 해두어서 당췌 답답하게 해둔게다.
경기도 교육청 홈페이지에서 학력고사 자료실을 찾는데에만 20분은 소모한 것 같다. (...)

여기서 또 문제는 당연하다는 듯이 웹표준은 싸그리 무시되어 파이어폭스 상에서는 파일들의 목록은 커녕 홈페이지 디자인 자체도 깨져보이기 일수다.
그나마 서울시 교육청 홈페이지가 좀 괜찮았는데, 이 역시 듣기 파일을 받을 때에는 익스플로러 전용이어서 파이어폭스는 이상한 자바 파일만 받고 끝을 내버린다.

여기서 또 문제는 파일 포맷이 죄다 hwp 즉, 한글 문서라는 것.
네트를 돌아다니다보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PDF 문서를 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PDF 문서야 말로 표준에 가까운 문서이고, 윈도우즈, 맥, 리눅스 모두에서 볼 수 있으며.
굳이 다양한 OS를 찾지 않더라도 무거운 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광고 달린 뷰어를 사용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맥용이나 리눅스용으로 뷰어는 나와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간혹 PDF 문서가 무겁다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어도비의 아크로밧 리더로 PDF 문서를 보기 때문.
그렇지 않고, 폭싯 리더(Foxit Reader)로 PDF 문서를 열면 그 어떤 문서보다도 가볍게 다룰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더군다나 PDF 문서는 모바일 디바이스에서도 자유롭게 열고 닫기가 간편하다.
범용성이 굉장하는 것이지.
또한, 제작자 입장에서는 편집이 불가능하므로 저작권 보호도 가능하고.
안그래도 불법 한글 프로그램을 쓰는 사람이 판을 치는데, 그걸 막을 수도 있고.
(한글이 팔리지 않으면 어쩌냐 할 수 있다만, 정부 문서 편집기는 계속 한글을 사용하고, 저장하거나 배포시에 PDF로 배포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직접 모의고사 파일들을 다운로드하고, HWP를 PDF로 모두 전환시켜서 정리하여 업로드한 블로그를 만드려고 했다.
교육청 홈페이지들은 친절하게도 각 과목을 하나하나 다운로드 받게 만들었으므로 나는 수 많은 클릭질을 해야한다. ;;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언수외를 제외하고, 사회탐구 11과목, 과학탐구 8과목, 직업탐구 17과목 (...), 제2외국어/한문 영역 8과목.
여기서 끝이면 좋으렸만, 간혹 정답지를 과목별로 따로 배포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럼, 곱하기 2.
그래서 파이어폭스에서 링크된 파일들을 한꺼번에 다운로드 해주는 플러그인(DownThemAll)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물론 이 역시도 페이지당 과목이 10과목 정도만 나오기 때문에 많은 노가다 작업이 필요하다.
그 다음, 파일명들을 사용자가 보기 좋도록 파일명을 일괄 변경하는 툴인 'DarkNamer'와 '이지-리네임'을 사용해 파일명을 수정하고.
그 다음은 HWP를 PDF 문서로 변환해주는 툴인 'PDF-Pro 4'를 사용해 일괄 변환시킨다.
이 때, 아랍어 과목은 DOC 파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등급표 같은 것은 XLS 파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접 오픈오피스로 열어 PDF로 변환시킨다.
아, PDF-Pro 4 툴은 한글 정품이 없어도 뷰어만 있어도 변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이 용이하다.
(난 한글 정품을 구입도 사용도 하지 않았다.)

이 쯤 되면, 거의 노가다라는 것이 보이는데, 이마저도 교육청 홈페이지들은 나를 좌절시켰다.
먼저 파이어폭스로 문서 목록이 보이지 않는 교육청 홈페이지가 많았고.
어쩌다가 한 과목씩 파일을 빼먹어 나를 혼돈시켰다.

이렇게 블로그를 정리해두고, 에드센스를 조금 붙여서 용돈 벌이도 하려고 했는데, 의외로 손이 많이 가고, 교육청 홈페이지들을 보고 있다 보면, 한숨만 나와서 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우리나라 웹사이트의 문제점은 이것 말고도 한둘이 아니다.
웹을 웹답게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교육청 홈페이지에 쓸떼없는 플래시는 왜 도배되어 있으며, 정말 필요한 정보는 찾기 어려워서야 되겠는가.
이러니 인터넷이 어렵다는 말이 계속 나오는 것이지.
그리고 익스플로러를 혐오(!)하는 나는 또 익스플로러를 사용하게 되고.


만약 해외 사이트들을 돌아다니지 않았다면, 나 역시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우물 안 개구리 처럼 이렇게 밖에 만들 수 없구나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네오가 매트릭스에서 현실 세계에 눈을 뜨듯이 해외 사이트들을 수없이 들락날락거려보았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나도 사이트 이용에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사용자 편의를 위해 만들어짐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플래시나 이미지를 최소화하므로써 불필요한 꾸밈을 버렸다는 것 역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동시에 사이트 구성 디자인까지 깔끔하게 만드는 센스란.
단순히 문자로만 사이트 디자인을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을 나는 해외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며 깨달았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해외 사이트의 우수함을 언급하면.

"근데, 좀 허접해보여."
"조금 없어보이잖아."
"너무 꾸밈이 없는 것 같아."

라고 말하는데, 역시 한국 웹사이트들이 이렇게 만들어진 것은 개발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그걸 사용하는 사용자에 맞추다보니, 이렇게 된 것은 아닌가싶다.

학교 홈페이지 역시 마찬가지이다.
전혀 쓸모없는 학교 광고 문구들과 플래시, 이미지들이 가득하고, 실제로 학생들이 활용할만한 메뉴는 당췌 보이지 않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파악하는 데에만 10~20분은 걸리는 웹사이트 디자인 구성을 많이 보곤 한다.
그리고 결국 수많은 그러그러한 학교 홈페이지들은 학생들이 입학 후 가입만 해두고, 다시는 들어가보지 않는 사이트로 몰락하고, 학교 서버만 전력 낭비와 데이터 낭비로 아까운 자원들이 소모되고 있는 것이다.
학교 홈페이지를 잘만 구성하면, 선생님들이 직접 다음 카페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가입시키거나 할 필요가 없을텐데 말이다.
학교 홈페이지 디자인을 잘 구성하면, 1가족 1PC 시대가 된 국내의 환경상 더 많은 활용이 가능할텐데 안타깝다.


쇼핑몰 홈페이지 역시 마찬가지이다.
나는 우리나라 정부, 공공기관 홈페이지 다음으로 시급한 문제는 쇼핑몰 웹사이트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같은 저사양 피시는(펜4와 램 512의 결코 저사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접속조차도 쉽지 않은 수많은 쇼핑몰 웹사이트들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쇼핑몰 웹사이트 메인에 온갖 광고와 자극적인 문구들로 플래시, 이미지를 도배해놓기 때문에 메인에 접근조차 쉽지 않고.
결국 나는 그 쇼핑몰 웹사이트에서 검색만 하고, 구입하면 단 5분 이내로 끝낼 일을 메인 페이지를 보는 데에만도 몇 분을 소비하고 만다는 것이다.
검색 후에도 수없이 로딩을 해야 하므로 결국 물건을 구입하는 데에는 평균 30분 이상이 소비된다.
아, 물론 당연히 파이어폭스에서는 물건 검색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로그인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런 웹사이트 디자인 구성이 효과가 있기는 한가보다.
옥션만 봐도 이베이 옥션 인수 후 메인 페이지 디자인이 바뀌지 않고, 지금에 오게 된 스토리는 너무도 유명하지 않은가.


이베이.
정말 이베이는 이베이 코리아라는 사이트를 만들 수 없는걸까?
이베이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의 쇼핑몰 경매 사이트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초심을 잃지 않고, 사용자가 편하게 쇼핑과 검색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 이런 쇼핑몰이 등장하는 걸 바라는 것은 무리인 것인가.



조금 전에도 어머니의 가방을 구입하신다는 말씀에 다음에서 쇼핑몰 전체 검색에서 브랜드 이름으로 검색을 했으나 무려 물건을 검색하고 찾아보고 물건을 고르는 데에만도 30분 이상이 소요되었고, 결국 구매 버튼을 눌렀으나 에러 메세지가 등장해 새로고침을 누른 것도 여러번.
재고가 없어 문의를 하기 위해 버튼을 누르자 문서 편집기를 위한 엑티브엑스를 설치하기까지.

파이어폭스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여정이었다.
어쨌든, 결국 물건은 구입하지도 못하고 그냥 문의글만 쓰는데에까지 소요된 시간 총 40분.
뭐, 하긴 쇼핑몰 웹사이트 한번 로딩에 1분씩만 쓰더라도 그렇게 시간이 소요되고 만다.



이 문제들.
웹표준은 고사하고, 웹디자인부터 시작해 단순 문제가 아닌데.
게다가 플래시를 사용하면 시각 장애인에게는 더 큰 장벽이 생기는 것인데.
플래시 도배를 하지 않으면 시각 장애인은 웹서핑에 좋고, 정부와 공공기관 홈페이지 제작자들은 시각 장애인용 페이지를 따로 만들지 않아도 되서 좋고.
서로 좋은 것인데.

언제쯤 이런 문제가 해결될까.
우리 어무니께선 다음에서 연예 기사를 살펴보시기도 하고, 다음 카페에 댓글을 쓰실 정도로 웹서핑을 잘 하시는데, 쇼핑과 인터넷 뱅킹에서는 엄두를 내지 못하시고, 나 역시 어무니께 알려드리는 데에 엑티브 엑스 설치 방법을 알려드리기 막막할 뿐이다.
어찌나 복잡하고, 짜증만 나는지.
왜 인터넷 뱅킹을 하려는데, 재부팅을 해야만 하는지.


언제쯤 이 문제가 해결될까.

해결이나 될 수 있을까.


보다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자각하기를 바란다.



200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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