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글글.

글을 남겨야해.
몸이 부서지더라도 글은 남기고 부서질테다.



혼란스러운 하루였다.
제목에 쓴 네개의 단어로 오늘을 조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먼저, 긴장.
굉장히 긴장했다.
뭣도 모르고 찾아간 곳이었기에.
뭐, 어느 곳이든 그러기야 할테지만, 내 관심 분야가 아니라는 것. 털 끝만큼도 전혀 모르는 분야라는 것.
고작 내가 아는 건 동영상 몇 편을 보았다는 것 뿐.
그래서 긴장했다.
사실 '그래서'라는 말도 말이 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그래서라는 말을 쓸란다.

가서도 한참을 손을 떨었고. (아, 수전증처럼 생긴 현상은 원래 있었다만.)
강사님께도 떨린다고 말했더랬지.
어쨌든, 긴장했다.


그리고, 혼란.
혼란스러웠다.
배울 때도 혼란스러웠고, 이후에 연습하고 멍하니 있을 때에도 혼란스러웠다.
배울 때, 혼란스러웠던 것은 '느낌'이라는 것을 믿어야 하나? 라는 혼란스러움이었다.
나는 단 두가지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감정'과 '느낌'.
여하튼, 얼마 전에도 좋은 조언과 충고를 들었지만, 난 여전히 감성적인 내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고, 늘 감정과 느낌은 전혀 신뢰할 수 없는 것이라 믿었다.
마치 그런 것이다.
자신이 우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우울한 음악을 듣는데, 그 음악이 끝나면 다시 반복 재생 버튼을 누른다.
그건 우울한 것이 아니고, 우울해지고 싶어지는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감정과 느낌이라는 것은 전혀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뭐, 그것에서 시작해 작년과 올해 그리 꼬이기도 했지만, 난 여전히 이성만을 신뢰한다.
감정과 느낌은 뒷전이지.
근데, 오늘 강습을 듣고, 연습을 하면서 머리로는 도저히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
아, 느낌이라는 걸 믿어야 하는가.
그럼, 꼬이지 않을까?
뭐, 머리로 하고도 꼬이고 있기는 하다만.
느낌이란 건 또 금방 잊혀지기 때문에 더 신뢰하지 않는 것인데, 이 춤이라는 건 당췌 그럴 수가 없나보다.
여하튼.

그 다음에서 느낀 혼란스러움은 자유로움이었다.
그래서 답답했다.
다시 쓰면.

너무 자유로와 답답했다.

너무 자유로워서 답답했다.
요거이 정말 혼란스러웠는데, 집에 오면서 다르게 생각해보니, 오히려 반대로 내가 나 자신에게 너무나 많은 억압을 준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되새기게 되었다.
아, 그런 것이었어.
그래서 이질감와 어색함을 느꼈던 것이지.
그러면서 그 어색함을 어색하다고 표현하기 애매모호하니까 답답한 줄 착각한거라.
음.


그 다음, 자책.
아, 역시 나의 사회화 능력은 아직 한참이나 멀었다.
여러 사람이 있을 때 어떤 소재를 대화 속에 잘 던져서 맛깔나게 건져야하는지 여태 알지 못하고 있다.
그저 내가 가진 것은 술을 마실 수 있는 능력뿐.
이마저도 최근엔 집중력 없으면 무너지는 나약함을 보이고 있다만 여하튼.





쉽지 않은 하루였다.
정말 카페에 글을 끄적거린대로 나도 모르는 '모험'이란 걸 해보는데, 처음 관문치고는 제법 크다.
지금까지 관심 있었던 것은 어딜가나 나름대로는 자신감이 충만했고, 자신감이 없더라도 알고 있는 거리들이 제법 있었기에 대화거리에 내가 소재를 던지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그러면서 피드백을 통해 배우는 것도 많았더랬고.
단연 IT 분야가 아니더라도 얼마 전처럼 음악 얘기를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아주 최소한 어느 정도는 내 입이 트일 수 있는데, 요거이 그렇지 않아서 당황스러웠고, 그래서 관문이 크다고 생각하나보다.
바가.



뒷풀이 때엔 맥주만 먹었는데, 요것도 좀 충격이었다.
아, 맥주를 먹고도 어지러울 수 있구나. ;
뭐, 하기사 이번주 들어서 4일 연속에 가깝게 알코올을 들이키고 있으니 그 영향이 온 것도 같지만, 그래도 맥주에 이런 어지러움이 찾아온 것은 처음이었다.
뭐, 맥주도 사실 적은 양은 아니었으나 그걸 많다고 하기에도 뭐하고.
아, 안주를 덜 먹어서 그런가.



아, 그래도 소감은 대충 남겨두어야지.

여러가지 용어들을 배웠더랬다.
팔러, 리더, 스텝, 인사이더, 아웃사이더.
뭐, 머리 속에 동작은 기억나는데, 용어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걸 어떻게 기억하나;

뭣모르고 가기는 했어도 배우기 어렵지 않다라는 말을 배웠는데.
오늘자로 배워보니, 이거 리더에게는 성립되지 않나보다. ;
뭐 이리 생각할거이 많은지 고민과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리고 추면서 파트너에게 나는 계속 미안해했다.

신호를 크게 주지 못한점.
나도 모르게 툭 치는 점.
동작을 부드럽게 하지 못하는 점.
그냥 내 멋대로 움직이는 점.

....
조금 바보다.




여하튼, 생각보다 시간이 늦어버렸지만, 나는 또 이내 고1 때 녀석들이 만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마음에 걸리고 있었다.
근 2년만에 볼 녀석들도 있을텐데, 지금이라도 가서 얼굴을 비춰?
아님, 지금도 살짝 어지러운데, 그냥 집에 가서 블로그나 하다가 자?
그리고 전화해서 친구 녀석에게 나오라고 한 뒤, 누구누구 있느냐를 물어보고, 몇 없음을 알고 위치를 알아보고 갔더랬다.
지금도 그러하거니와 살짝 어지러웠는데, 이 녀석들 술이 약한 건지 그만 먹겠다길래 한잔하고 말았더랬다. ;
그래도 오랜만에 얼굴봐서 녀석들이 나를 반겨주는 것도 신기하고 고맙고 뭐, 그랬다.
여전히 반장이라고 불러주는 것도 참 묘했고. ;

금방 일어나서 노래방이라는 걸 갔는데, 이거 참..
애들은 열심히 노래하는데, 졸려서 허벅지를 꼬집고 난리도 아니었다. ;

노래하라고 하드만, 그래도 꼽고 꼽아서 90년대 노래를 불러보기도 하는데, 다른 녀석들 노래는 예약 번호가 만번대지만, 내 노래만 천번대, 2천번대를 달린다.
옛날 노래들이니까. ;

뭐, 그나마도 최근 내과약을 먹어서 그런지 목이 아픈 통에 되지도 않더라니.



아, 그리고 허리 아픈 것도 오늘 움직이다보니, 알았다.
아, 이게 염좌라는 것이군 라고 생각했다.
물리치료를 이번주 받고 말라 했더니, 아픈 걸 경험해보니, 다시 잘 다녀야겠다 싶었다.




이 정도면 오늘 글 썼다.
끝.


2008.12.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