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토를 몰던 형이 기름값 압박을 버티지 못했다.
그래서 형의 친구의 세컨드카인 마티즈와 소렌토를 잠시 바꿔치기해서 꽤 몇 달간 마티즈를 운전한 모냥.

덕분에 나는 마티즈라는 차종을 타보게 되었다.
여태 탈 기회가 없었거든.



마티즈.
원래 마티즈에 대한 나의 선입견이 있었는데.
작은 차를 몰더라도 '마티즈'는 좀 심하고, 베르나. 베르나가 좀 크다 싶으면 '유로 엑센트' 정도의 차는 타야되지 않나.
..라는 선입견이었다.

그러나 타보고 바뀌었다.

의외로 가까이에서 본 마티즈는 결코 작지 않았고, 적당한 크기의 차종이었다.
형의 등치는 나의 3배임에도 불구하고 마티즈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았다.
외적인 모양새는 그렇다치고, 내적 공간이 우려되었는데,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
내 키가 큰 편은 결코 아니지만, 형의 등치에도 마티즈가 맞는 걸 보면, 작은 공간은 아니었다 생각되었다.
차가 나가는 것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지 정도.
고속도로에서는 모르겠다만, 어차피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한계 속도는 100키로이므로 그 이상 올려봐야 소용도 없다.
물론 가속에서는 빨라야 좋겠지만, 그럼, 가장 빠른 고속버스를 애용하지.
부가적으론 에어컨과 히터가 생각보다 좋았고.

또 마티즈만의 단점이라 불리기도 하는 가운데에 센터페시아라고 불리나?
차에 눈을 떼고 있으니, 또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여하튼 계기판(이렇게 쉬운 단어가;;)이 가운데 있는 것도 나에게는 장점이었다.
차를 몰면 초보자의 경우 계기판을 계속 주시하게 된다.
아직 속도가 몸으로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내가 속도 제한을 잘 지키고 있는지 주시해야하는 것.
그러나 보통 차량의 경우 그것이 핸들에 가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것에 대안으로 BMW는 앞 유리창에 현재 속도를 프로젝터식으로 쏴 보여주고 있고, BMW 미니나 마티즈의 경우에는 가운데에 계기판을 배치하는 것.
물론 이에는 말이 많기는 하다.
운전자의 시선이 앞에서 가운데로 쏠림으로써 시선에 방해가 된다라는 등.
지금까지의 통계로 봤을 땐, 디자인적 매력보다는 단점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여하튼, 나에게는 장점이다.



돌리고 돌려서.

역시 어느 물건이든 직접 만나보고 만져보고, 사용해봐야 그것이 어떤 물건인지 알지 않을까 싶다.
시디피를 십여개 이상 사용해보면서도 느꼈던 것 또한 그런 것이었다.
'소리'라는 건 말로 할 수 없는 것임을.
D777만의 소리를 중저음이 탄탄한 소리라고만 표현이 가능한데, 이는 간단하게 그냥 D777 소리라고 하는 편이 속 시원하다.
마티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아닐까.
또한, 사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아닐까.




2008.12.14


+ Recent posts